바른미래·평화당서 흡수 못해
총선 앞두고 정치권 유동성 커

한국갤럽 조사에서 지지 정당이 없는 ‘무당층’은 수개월째 25% 수준에 고정돼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등 거대 양당에 실망한 유권자가 적지 않음에도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 등 지리멸렬한 상태에 빠진 제3정당이 이들을 흡수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21대 국회의원 총선거를 9개월여 앞둔 현시점에도 정치권의 유동성이 크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전문가들은 지난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안철수(전 국민의당 대표) 돌풍’이 불었던 것처럼, 총선 판도를 흔들 만한 대안 세력이 출현할 환경이 조성돼 있다고 입을 모은다.

한국갤럽이 지난 16일부터 18일까지 3일 동안 전국 성인 1002명(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을 상대로 벌인 7월 셋째 주 정당지지도 조사에서 무당층은 24%로 집계됐다. 올해 1월 셋째 주부터 7개월간 무당층은 22%에서 27% 사이를 유지했다. 홍영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23일 통화에서 “여론조사는 주로 정치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 답변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실제로 무당층은 40% 이상이라고 봐야 한다”며 “전통적 민주당 지지층으로 분류됐던 20·30대 남성이 무당층으로 많이 빠져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7월 셋째 주 조사에서 20대의 44%가 지지하는 정당이 없다고 답했다.

전문가들은 무당층을 대변할 수 있는 새로운 제3 정당이 등장한다면 내년 총선에서 위력을 발휘할 가능성을 점쳤다. 다만 이번 조사에서 정의당 9%, 바른미래당 5%, 평화당·우리공화당 각 1% 등의 분포를 보인 것에서 알 수 있듯이, 기존 제3 정당들은 한계를 노출하고 있으며 아직까지는 과거 안 전 대표 사례와 같은 구심점이 눈에 띄지 않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한국당에서 홍정욱 전 의원 이야기가 계속 나오는 것도 보수적이지만 합리적이고 깔끔한 인물에 대한 수요라고 봐야 한다”며 “과거 안 전 대표에 대한 지지와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홍 소장도 “무당층도 사회 여러 문제에 대한 인식이 높아졌는데, 이를 해소해줄 정당이 생긴다면 총선 판을 크게 흔들 수 있다”고 주장했다.

손우성 기자 applepi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