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전 노조 간부 檢송치

취업난을 틈타 부산 항운노조 취업을 미끼로 돈을 받아 가로챈 전 부산항운노조 간부가 경찰에 구속돼 검찰로 송치됐다. 앞서 지난 6월에는 부산 항운노조 전·현직 간부 18명이 부산지검에 취업비리로 무더기로 적발된 바 있어 부산 항운노조 내 취업비리가 조직적 또는 개인적으로 만연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문화일보 6월 10일 자 1면 참조)

울산해양경찰서는 18일 전 부산 항운노조 간부 A 씨를 사기혐의로 구속하고, 울산지검에 사건을 송치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부산 항운노조 반장으로 재직하던 2016년 5월부터 퇴직(2016년 10월) 후인 2017년 10월까지 부산·울산지역 구직자 10명으로부터 모두 4억5000만 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A 씨는 당초 구직자 6명으로부터 2억7000만 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로 부산지검과 울산남부경찰서 등의 수사를 받아오던 중 지난해 4월 잠적해 지명수배가 내려졌다. 이후 울산 해경도 자체 수사를 통해 A 씨가 같은 기간 4명으로부터 1억7500만 원을 더 받아낸 사실을 밝혀냈다.

경찰은 A 씨가 20∼30대 구직자들에게 “부산항운노조에 재직 중이며 높은 직위에 근무하고 있다”고 말하고, 취업 명목으로 1인당 3000만 원에서 7000만 원까지 받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들을 실제 취업시켜주지는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A 씨는 범행 후 부산, 울산, 경북, 경남 등지에서 1년 2개월 동안 도피생활을 했으며, 취업 알선비 명목으로 받은 돈은 개인 채무 변제 및 유흥비와 생활비로 탕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 씨가 수사망을 교묘히 피하기 위해 휴대전화 및 인터넷, 카드, 차량 등 추적 가능한 매체를 전혀 사용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울산=곽시열 기자 sykwa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