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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靑, 윤석열 임명 강행 기류

제출된 72건중 22건 무산
미채택 15명은 임명장 받아
여야, 개선 합의뒤 논의안해
靑 투명한 검증 절차 필요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에 대한 국회의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 무산이 기정사실로 굳어지는 가운데,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인사 청문 대상자 가운데 30% 이상의 청문보고서 채택이 무산된 것으로 10일 집계됐다. 청와대의 부실한 인사 검증과 국회 인사청문회의 정쟁화 등이 원인으로 분석되는 만큼 인사청문회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이날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2017년 5월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뒤 인사청문회가 필요한 임명동의안과 인사청문요청안은 모두 72건(윤 후보자, 안경환 전 법무부 장관 후보자 제외)이 국회에 제출됐다. 이 중 청문회에서는 50건의 청문보고서 채택이 이뤄졌고 22건은 무산됐다. 보고서 미채택률은 30.5%에 이른다.

미채택 22건 가운데 17건에 대해서는 문재인 대통령이 임명 절차를 밟았다. 김상환 대법관은 국회 임명동의 투표를 거친 뒤 임명됐고, 15명은 문 대통령의 보고서 재송부 요구 이후 임명장을 받았다. 2차례 인사청문회를 한 양승동 KBS 사장은 두 번 모두 보고서 채택 없이 임명됐다. 보고서가 채택되지 않은 인사 가운데 3명은 자진 사퇴했고, 1명은 지명 철회됐다. 김이수 전 헌법재판소장 후보자는 국회에서 임명동의안 투표가 부결됐다. 박성진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는 청문 보고서가 채택됐음에도 자진 사퇴한 사례다.

문재인 정부 인사청문회 보고서 미채택률은 10%대였던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에 비해 크게 높아진 숫자다. 박근혜 정부(당선인 시절 지명 포함) 인사청문회에서는 73건 채택, 14건 미채택으로 미채택률은 16.1%였다. 이명박 정부에서는 86건 채택, 18건 미채택으로 미채택률 17.3%를 기록했다. 다만 이명박·박근혜 정부 당시에는 대부분 기간 국회가 여소야대 구도였던 만큼 여당의 단독 처리 사례가 상대적으로 많았다. 인사청문회 개최 전 후보자가 사퇴한 사례도 문재인 정부 때에 비해 많았다. 문재인 정부에서는 인사청문 대상자 중 청문회 전 사퇴 사례는 안경환 전 후보자가 유일하다.

인사청문 보고서가 채택되지 않는 사례가 늘어나는 것은 부실한 인사 검증이 첫 번째 이유로 꼽힌다. 사전 검증 과정에서 문제점을 미리 걸러내지 못하고 인사청문 과정에서 새로운 의혹이 드러나면서 야당이 강하게 반대하는 경우가 많았던 것이다. 이에 따라 청와대의 인사 검증 절차 투명화, 검증기준 공개 및 강화 등의 대책이 나오고 있다.

야당이 정치적 득실만 따져 청문보고서 채택을 거부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는 것도 문제점으로 꼽힌다. 현재 여당도 과거 야당 시절 비슷한 모습을 보인 적이 있기 때문에 개인 신상에 관한 청문회는 비공개로 하고, 정책 질의 중심의 청문회를 하자는 개선안 등이 제시되고 있다. 여야는 지난 6월 24일 원내대표 합의를 통해 인사청문 제도 개선 논의에 나서기로 했지만, 아직도 가시적인 움직임은 없다.

김병채 기자 haass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