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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종철·황규림 부부

옥동자, 옥장군, 마빡이….

우리가 기억하고 있는 개그맨 정종철(사진 왼쪽 두 번째)의 모습이다. 그는 요즘 과거와는 다른 모습으로 SNS상에서 ‘핫’한 인물이 됐다. 직접 아이들 간식을 준비하고, 간장게장을 담그며 온 가족과 손을 잡고 장을 보러 나서는 그의 일상을 두고 ‘옥주부’라는 별명이 새로 생겼을 정도다. 그의 집에서 정종철-황규림(왼쪽) 부부의 라이프 스토리를 들어봤다.

―‘옥주부’라는 새로운 모습이 인기인데요.

“주부생활도 벌써 어림잡아 7~8년 차에 접어들었네요. 주부 라이프를 본격적으로 알리게 된 건 2년 전쯤이었어요. 주부로 살고 있는 제 일상을 SNS에서 공유해보라는 지인 말에 사진을 올리기 시작했죠. 어느새 15만 명이라는 팔로어 분들이 좋아해주고 계시더라고요. ‘옥주부’라는 별명까지 만들어주셨죠.”

―살림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아내가 어느 날 제 가방에 편지 하나를 넣어뒀어요. 충격을 많이 받았죠. ‘그동안 많이 힘들어했구나, 내가 이걸 몰랐구나’라는 생각이 들면서 아내가 나를 필요로 한다는 걸 깨달았어요. 당시 방송 일하던 걸 정리하고 집으로 돌아갔어요. 그런데 막상 아내 곁에 있는데도 대화가 안 되는 거예요. 아내 마음을 계속 외면해 왔으니 소통이 될 수가 없던 거죠. 그렇게 할 말을 찾다가 처음 던진 말이 ‘우리 내일 뭐 먹지?’였어요. 먹고 싶은 걸 얘기하다 보니 말문이 트이더라고요. 아내가 너무 좋아했어요. 처음엔 ‘아, 이 음식이 엄청 먹고 싶었구나’라고 생각했는데, 아내는 제가 본인이 했던 말을 기억하고 있다는 사실 그 자체가 좋았던 게 아닐까 싶더라고요.”

―살림을 하면서 가장 힘든 점이 있다면요?

“집안일이라는 게 정말 끝이 없거든요. 해도 티도 안 나고요. 한 번은 친한 지인들끼리 모여 이야기하다 엄청 화가 났던 적이 있어요. 남자들끼리 있는 자리였는데, ‘너희 와이프는 뭐해?’라고 질문했는데 누군가 ‘놀아’라고 답하더군요. 아내분 가정주부 아니냐고 물으니 맞는다고 대답하는 모습에 화가 절로 나더라고요. 놀다뇨? 안 놀아요! 주부는 절대 놀 수 없어요. 직장인은 하다못해 야근수당도 있고, 퇴근이라도 할 수 있지만 주부는 아니잖아요.”

―인스타그램에서 보여주는 옥주부의 일상에 대한 반응이 뜨거운데요.

“제가 행복하다는 걸 자랑하려는 게 아니라, 행복하게 사는 하나의 방법을 알려드리고 싶었어요. 무작정 ‘저처럼 살아 보세요’하는 게 아니라요. 제가 아내와 나눈 말 한마디로 변한 것처럼 제가 올린 사진 하나가 누군가에게 변화의 계기가 되길 바라는 마음이었죠.”

―연예인이라는 직업 때문에 가능한 것 아니냐는 얘기도 있어요.

“맞는 말이에요. 모든 사람이 옥주부처럼 살기 쉽지 않죠. 연예인이라는 직업의 특수성 때문에 가능한 거 아니냐는 생각이 들 수밖에요. 하지만 옥주부 모습 그대로를 따라 했으면 좋겠다는 게 아니라 본인 상황에서 가족이 행복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자는 거죠.”

―결혼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무엇일까요?

“공감, 그리고 그에 앞선 표현이라고 생각해요. 무조건 말로 직접 표현해야 알아요. 표현도 무조건 한쪽이 잘한다고 해서 되는 것은 아니고요. 부부 두 사람이 함께 표현하고, 그 힘을 함께 느껴야 해요. 굳이 로맨스 영화에 등장하는 대사 같은 달콤한 말일 필요도 없어요. 솔직하게 표현하는 순간, 놓치고 살았던 행복이 뒤따라오더라고요.”

최소혜 썸랩 에디터 sum-la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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