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노스 “또 다른 신포급 건조”
대화 끈 잡고 도발카드도 준비

노동신문, ‘이희호 조의’ 보도

올 연말을 미·북 비핵화 협상 시한으로 제시했던 북한이 예상보다 이른 6월 대화에 나설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조바심을 드러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친서를 전달하고, 이희호 여사 별세에도 조화·조전을 보내면서 남측과의 접촉에 나섰기 때문이다. 하지만 북한은 이희호 여사 장례식에 조문단을 파견하지 않는가 하면, 핵 탑재가 가능한 미사일·잠수함 개발도 이어가면서 ‘도발’ 카드도 동시에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은 13일자 1면에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이 여사의 유가족들에게 조의문과 조화를 보낸 사실을 보도하며 조의문 전문을 공개했다. 전날 조선중앙통신과 조선중앙TV도 김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이 판문점에서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등을 만난 직후 해당 소식을 전하는 등 북한 매체들은 이 여사 별세와 남북 간 접촉 사실을 비중 있게 전하고 있다. 하지만 북한의 대남 행보는 제한적 수준으로 보인다. 조문단을 직접 파견하지 않은 것은 6월 말 한·미 정상회담 이전에 남북정상회담을 추진하고 있는 문재인 정부에 사실상 ‘거부’ 의사를 내비친 것으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백두혈통’인 김 부부장을 판문점으로 내려보낸 것은 한국 측에 성의는 보이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홍현익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북한은 하노이 미·북 정상회담 결렬 이후 한국의 역할이 크지 않다고 보고 있으며 미국과 직접 담판을 지으려고 한다”고 분석했다.

한편 이날 미국의 북한전문 매체 38노스는 최근 촬영된 상업위성사진을 토대로 “북한 신포조선소의 건조용 건물 인근에서 부품과 장비의 움직임이 관측됐으며, 또 다른 신포급 탄도미사일 잠수함 건조를 위한 것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전날 일본의 NHK방송도 미국 민간 위성사진업체 ‘플래닛’의 위성사진 분석을 근거로 “지난해 6월 초 촬영한 위성사진과 지난 3월 사진을 비교한 결과 평양 인근 산음동 미사일 제조 시설에 건설 중이던 대형건물이 완공됐고 복수의 건물이 지어지고 있는 모습이 확인됐다”고 전했다.

정철순 기자 csjeong110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