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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만에 400만 관객 ‘실사 알라딘’ 흥행 비결은

‘공주대접 NO’ 진취적 여성상
개성 넘치는 지니 ‘윌 스미스’
시종일관 흐르는 익숙한 음악
‘움직이는 좌석’ 4DX관 인기

디즈니 애니메이션을 실사로 만든 영화 ‘알라딘’(사진)이 개봉 19일 만인 10일 400만 관객을 돌파했다. 지난해 최고의 흥행 역주행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의 400만 돌파 시점(개봉 후 25일)보다 빠른 추세. 처음 ‘애니메이션의 재탕’쯤으로 보였던 영화는 슬슬 입소문을 타더니 개봉 3주차에 예매율에서 칸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인 ‘기생충’까지 눌러버렸다. 가족 관람객은 물론 한 번 보고 다시 보는 관객들의 발길이 뜨거운 덕분이다. 어찌 보면 너무나 뻔한 스토리인 ‘알라딘’의 흥행 비결은 뭘까.

뭐니뭐니해도 기존의 상식을 깬 캐릭터의 등장을 꼽을 수 있다. 그중에서도 재스민(나오미 스콧) 공주와 램프 요정 지니(윌 스미스)의 변신은 주목할 만하다. 재스민 공주는 더는 온순하고 수동적인 ‘공주과’가 아니다. 여성은 절대 술탄(왕)이 될 수 없다는 국법을 어기고서라도 술탄이 되고 싶은 진취적 여성이다. 이웃 나라의 멍청한 왕자와 결혼하느니 자신이 왕이 되어 좋은 나라를 이루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1992년 애니메이션 속 재스민 공주와는 약 30년의 시차만큼이나 여성 인권의 변화가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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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니의 변신도 압권이다. 정확히는 지니 자체라기보다는 할리우드 스타 윌 스미스의 변신이라고 봐야 할 것 같다. 스미스는 그동안 악당들과 싸워 지구를 구하고, 좀비와 대결해 사랑하는 사람을 지키는 영웅 캐릭터를 주로 맡았다. 대체로 무게감이 있었다. 그러나 이번엔 작심하고 변신했다. 파란색 근육질 몸이 출렁거릴 정도로 경쾌하고 즐거운 춤을 추며 노래한다. 파란색분장도 모자라 여장까지 한 그의 모습에 아연실색할 정도다.

뮤지컬 영화답게 귀에 쏙쏙 박히는 노래는 물론이다. 시종일관 신나고 흥겨운 음악이 스크린 위로 흐른다. ‘어 홀 뉴 월드(A Whole New World)’나 ‘프렌드 라이크 미(Friend Like Me)’는 익숙해서 반갑고, 재스민 공주의 솔로곡인 ‘스피치리스(Speechless)’는 강렬하고 짜릿해서 좋다. “침묵하지 않겠다”는 말은 재스민 공주가 세상을 향해 외치는 메시지와 딱 맞아떨어지기 때문이다.

여기에 가족 관객을 겨냥한 4D 상영이 흥행에 한몫하고 있다. 마치 마법의 양탄자를 탄듯한 좌석의 움직임으로 어린이 관객에게 특히 인기가 높다. CJ CGV가 운영하는 전국 34개 4DX관 등을 통해 지금까지 20만 명이 넘는 관객이 관람했다.

김인구 기자 clar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