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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들어오는 싱가포르, 돈 나가는 韓… 노동·규제개혁이 ‘차이’를 만들었다

이민종 기자 | 2019-05-15 12:01

- 싱가포르의 ‘이유있는 질주’

2011년 최저임금제 도입 부결
유연성 높여 노동시장 효율성↑

카지노 있는 대형리조트 건설
3만여 개 넘는 일자리 만들어

외국인 직접 투자도 지속 확충


한국과 싱가포르의 현격한 소득 격차 확대는 발상의 전환과 혁신을 대하는 정부와 국민의 자세가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지를 명확히 보여준다. 싱가포르는 ‘개방·혁신의 롤모델’ ‘혁신의 아이콘’ ‘소강국(小强國)’이란 찬사를 들으며 아시아 4룡(싱가포르, 홍콩, 대만, 한국) 중 가장 독보적으로 질주하고 있다.

반면 사실상 똑같은 출발 선상에 섰던 한국은 생산기지 유출, 고용 감소 사태와 함께 마이너스(-) 성장의 늪에 빠져 허우적거리고 있다. ‘싱가포르는 돈이 들어오는 나라, 한국은 돈이 나가는 나라’라는 한탄은 이를 상징적으로 압축한다. 노동 유연성을 높이고 서비스업을 육성하는 한편, 규제개혁에 팔을 걷어붙여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는 배경이다.

15일 경제연구소 등에 따르면, 197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경제 규모, 국민소득 측면에서 큰 차이가 없던 한·싱가포르 양국의 소득 격차는 2000년대 들어 급격히 벌어졌다. 싱가포르는 외국인직접투자(FDI) 유치와 함께 서비스 경제로의 전환에 박차를 가하는 한편, 전략적인 금융·물류 비즈니스 허브 구축을 국가 주도로 추진하면서 고도성장을 구가할 발판을 마련했다.

두 나라의 경쟁력과 인식 차이를 보여주는 간판 사례가 최저임금, 노동시장의 효율성, 카지노다. 한국은 2018년, 2019년 최저임금을 급격히 올려 소득감소·고용 축소란 부작용을 초래했다. 노동시장 효율성은 2013년 27위에서 2016년에는 51위로 추락했다.

싱가포르에서는 지난 2011년 의회가 최저임금제 도입을 표결에 부쳤으나 부결했다. 고용 유연성은 매우 높다. 또 도덕성을 중시하는 아시아 전통 문화권 국가이지만 2000년대 중반 마리나 베이와 센토사에 카지노가 가능한 대형 복합리조트를 지어 3만여 개가 넘는 일자리를 창출했다.

지난해만 해도 전체 인구의 3배가 넘는 1850만 명의 해외관광객이 찾았다. 정봉호 전국경제인연합회 지역협력팀장은 “카지노 건설 당시 반대 입장이었던 리콴유(李光耀) 총리까지 ‘싱가포르가 생존하는 데 필요하다면 해야 한다’고 나서는 등 국가적 컨센서스를 통해 혁신했고, 전체 산업에서 차지하는 고부가가치 관광산업 비중이 우리의 3배가 넘을 정도가 됐다”며 “그새 우리는 카지노는커녕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노동시장과 규제 측면에서도 비교가 안 될 정도다. 싱가포르는 경제규모가 미국, 중국 등에 비해 현저히 작은데도, 유연한 노동시장과 낮은 규제, 적은 세금 부담이란 유인책을 활용, FDI를 지속해서 확충해 그들과 어깨를 겨눌 정도가 됐다. FDI의 경우 2008∼2017년 기간에 한국은 해외투자가 301억7000만 달러, FDI는 100억 달러로 해외투자가 3.2배 더 많았지만, 싱가포르는 각 307억6000만 달러, 520억7000만 달러가 외국인투자가 2.5배 많았다.

규제 완화 측면에서도 경쟁력을 확보했으며, 교육 및 인프라, 보건, 안전, 치안 등은 세계 최상위권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는 새 싱가포르의 국가경쟁력 수준은 세계 2위로 올라섰지만, 한국은 15위에 머물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한국은 역대 정부 모두 출범 초기에 예외 없이 규제 완화를 외쳤지만 갈수록 기업·산업과 혁신성장을 저해하는 과도한 규제는 더 중첩되고 있고 기득권 고수를 위한 저항과 갈등만 거세지니 혁신이 설 자리가 없다”고 우려했다.

이민종 기자 horizon@munhwa.com

고촉통 전 싱가포르 총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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