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이승규(뒷줄 왼쪽 두 번째) 교수 등 서울아산병원 간이식팀과 몽골 의료진 기념사진. 서울아산병원 제공

‘아산 인 아시아 프로젝트’ 이끄는 이승규 아산의료원장

10년간 亞국가 의료 자립 도와
“고난도 수술… 몇단계 수준 향상
학회서 놀라고 무척 높이 평가”

“몽골과 베트남에서 간이식 수술을 독자적으로 시행한다는 건 큰 의미가 있습니다. 수술 중에 가장 어려운 수술이기 때문이죠. 정착이 되면 다른 의료수준도 함께 레벨 업 될 수 있습니다. 한 나라의 의료수준을 몇 단계 끌어올리는 겁니다.”

‘아산 인 아시아 프로젝트(Asan In Asia Project)’를 이끌고 있는 이승규(아산의료원장) 서울아산병원 간이식·간담도외과 석좌교수는 15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몽골에 간이식 수술을 전수해 성공적 자립을 도운 소감을 이처럼 밝혔다. 아산 인 아시아 프로젝트는 서울아산병원이 의료 기술이 열악한 아시아 국가의 의료 자립을 위해 지난 10여 년간 펼쳐온 의료복지사업이다.

이 교수는 “2009년부터 말기 간질환으로 사망률이 높은 몽골과 베트남에 생체 간이식 기술 전수 활동을 펴왔는데, 최근에는 현지 의료진이 독자적으로 생체 간이식 수술이 가능할 만큼 자립에 성공했다”며 “몽골에서 독자적으로 간이식 수술을 한다는 사실에 대해 학회에서 대단히 높게 평가하고, 놀라기도 한다”고 말했다. 몽골에서는 2015년부터 국립 제1병원 의료진이 독자적으로 간이식 수술을 시작해 현재까지 총 35건(생체33, 뇌사자2)을 성공적으로 시행했다. 베트남 쩌라이 병원에서는 2017년 2건, 2018년 1건 현지 의료진이 독자적으로 간이식 수술을 했다.

이런 성과는 서울아산병원 간이식팀의 지원 없이는 불가능했다. 2011년부터 8년 동안 몽골과 베트남 현지 외과 의사와 간호사, 마취과, 영상의학과 의료진 250여 명을 서울아산병원으로 초청해 3개월 이상 간이식 관련 노하우를 전수했다. 몽골과 베트남 현지에서 간이식 전수 수술이 진행된 후에는 아산병원 의료진 일부가 남아 환자의 상태를 점검한 뒤 귀국했다. 현지 의료인이 자체적으로 간이식 수술을 진행할 때면 이메일, SNS, 화상전화 등을 통해 각종 정보를 제공하고 현지에 직접 가서 돕기도 했다.

아산사회복지재단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시작된 이 프로젝트는 1950년대 중반 근대 한국 의료 발전의 기틀이 됐던 미네소타 프로젝트(한국 재건 의료원조 프로그램)를 벤치마킹하면서 빛을 보게 됐다. 이 교수는 “우리나라가 미국의 도움을 받아 성장한 만큼 이젠 우리가 의료 인프라가 열악한 아시아 국가의 의료 자립을 도울 시점이라고 판단했다”며 “단순한 의료봉사보다는 그 나라의 의료 수준을 업그레이드하는 게 가장 의미가 있겠다고 판단해 간단한 수술보다는 가장 어려운 수술로 간이식을 전수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용권 기자 freeus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