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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 맞히면 치료비 물어줘야”…테이저건 사용 꺼리는 경찰들

전세원 기자 | 2019-02-12 11:49

2016년 433건 → 작년 336건
재량권 늘리고 훈련 강화해야


범인을 안전하게 제압하기 위해 테이저건(전자충격기)이 도입된 지 15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경찰들이 사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달 13일 발생한 ‘서울 강동구 암사역 흉기 난동 사건’에서 현장 경찰들이 테이저건 사용에 실패하는 모습이 노출돼 논란이 된 바 있다. 현장 경찰의 재량권을 늘리고 훈련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정책 전환이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선 경찰은 경찰청이 암사역 사건 논란 이후 새로 만든 지침조차 여전히 지키기 어렵다고 호소했다. 경찰청은 ‘물리력 행사 기준’을 새로 만들고 인권영향평가를 검토 중이다. 테이저건을 사용할 때 지켜야 하는 원칙은 경찰관 직무직행법 제10조에 근거한다.

이달 초까지 지구대에서 근무한 A 경감은 12일 “테이저건을 사용할 경우 가슴 밑으로 두 군데를 맞히게 돼 있는데 목이나 얼굴에 잘못 맞으면 민사상 치료비를 부담해야 한다”고 말했다. A 경감은 또 “언덕이나 계단에서 직격으로 쏠 경우 피의자가 다칠 가능성이 있어 원칙적으로 테이저건을 사용할 수 없는데, 상황이 급박해 부득이하게 사용한 경찰이 치료비를 부담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강동구의 한 지구대에서 근무하는 B 경감도 “피의자들이 표적지처럼 가만히 있지 않는 데다, 술 취해 비틀거리는 경우도 많아 테이저건을 정확히 맞히기 어렵다”고 밝혔다. B 경감은 “암사동 사건처럼 많은 사람이 있는 상황에서 테이저건을 잘못 사용해 사고가 날 경우 과잉진압 논란이 일 수밖에 없다”며 “현장에서 상황을 합리적으로 판단하기란 쉽지 않다”고 전했다. 일선 경찰관들은 환경에 따라 현장 상황이 달라질 수밖에 없어 세부적인 상황까지 고려한 테이저건 사용 지침을 만들 수는 없다고 지적한다.

실제 경찰들의 테이저건 사용 빈도는 감소하는 추세다. 문화일보가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입수한 ‘최근 5년간 테이저건 사용 현황’에 따르면 2016년 433건이었던 테이저건 사용 건수는 2017년 379건, 지난해 336건으로 감소했다. 서울의 한 지구대에서 근무하는 C 경정은 “테이저건 사용 빈도가 늘어날 줄 알았는데 오히려 줄어들었다니 놀랍다”고 밝혔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테이저건을 사용할 경우 책임 소재를 묻다 보니 경찰들이 테이저건 사용에 대해 망설일 수밖에 없다”며 “현장에 있는 경찰들의 재량권을 존중하되, 경찰들의 테이저건 사용에 대한 훈련도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전세원 기자 jsw@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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