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TA 국제혁신 스코어카드
61개국 중 총점 24위 그쳐
정부의 혁신 부진과는 달리
삼성 30개·LG 19개 혁신상

“한국의 차량 공유는 F, 숙박 규제는 D,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조 원 이상의 신생 기업)은 C등급.”

미국소비자기술협회(CTA)가 지난 8~11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소비자가전쇼(CES) 2019’ 개최에 맞춰 내놓은 ‘국제혁신스코어카드(International Innovation Scorecard)’의 한국보고서에서 이같이 평가한 것으로 17일 확인됐다.

CTA는 보고서에서 “한국은 차량 공유 금지 같은 공유경제 규제를 철폐해야 이 부분에서의 F등급을 면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보고서는 이어 “단기 숙박 임대 사업자들에게 숙박 허가(lodging license)를 요구하는 등의 규제가 있어서 이 분야 등급이 D등급”이라고 평가했다. 공유경제의 발목을 잡는 한국의 규제를 세계 혁신 흐름을 선도하고 있는 CES 주최 측에서조차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것이다. 유니콘 기업 분야에서는 미국과 중국이 압도적 우위를 점했다. 지난 10년간 유니콘으로 성장한 기업의 수는 미국이 133개로 가장 많았고, 중국이 120개였다.

한국은 CTA가 발표한 ‘혁신 챔피언 16개국’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한국은 전체 평가 대상 61개국 가운데 혁신 총점에서 24위를 차지했다. 올해 혁신 챔피언으로 선정된 16개국은 호주, 캐나다, 덴마크, 에스토니아, 핀란드, 독일, 이스라엘, 룩셈부르크, 네덜란드, 뉴질랜드, 노르웨이, 싱가포르, 스웨덴, 스위스, 영국, 미국 등이다.

주요 평가항목별로 보면 한국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연구·개발(R&D) 비중이 4.2%로 가장 높은 등급인 A+를 받았으나 기업활동·세금 친화도에서 B+, 인적자본·자유도에서 B-, 다양성에서 C+, 유니콘 기업에서 C를 받았다.

CES가 한국 정부의 혁신을 높게 평가하지 않았지만, 삼성전자는 최고혁신상 2개를 포함해 총 30개, LG전자는 최고혁신상 1개를 포함해 총 19개 혁신상을 받아 기술 흐름을 주도했다.

라스베이거스 = 방승배 기자 bsb@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