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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42.3·전북 40.1㎍/㎥
1년새 22% 상승 ‘회색 하늘’

中 굴뚝 연기 고스란히 영향
韓 계절풍 약해 먼지 정체 탓

올해 11월 국내 초미세먼지(PM2.5) 농도가 2015년 관측 이래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과 가까운 충북과 전북의 초미세먼지 평균 농도는 역대 최고인 40㎍/㎥를 넘어섰다. 서쪽에 자리한 다른 시·도 지방자치단체도 예년보다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20일 문화일보가 국립환경과학원과 한국환경공단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 1∼19일 전국 시·도 초미세먼지 농도는 충북이 42.3㎍/㎥로 1위, 전북이 40.1㎍/㎥로 뒤를 이었다. 지난해 11월 충북과 전북의 초미세먼지 월평균 농도가 각각 33㎍/㎥와 31㎍/㎥였던 것과 견주면 1년 사이 농도가 22%가량이나 상승했다. 2015년 초미세먼지 관측 이래 월평균 농도가 40.0㎍/㎥를 초과한 시·도는 한 곳도 없었다.

이들 지역 외에도 경기(38.5㎍/㎥)와 충남(37.2㎍/㎥), 광주(35.6㎍/㎥), 대전(34.7㎍/㎥), 인천(31.8㎍/㎥) 지역의 초미세먼지 농도가 전국 시·도 중 상위권을 차지했다. 지난해 11월 이들 지역의 초미세먼지 평균 농도는 23∼31㎍/㎥였다.

올해 11월 서쪽 지역을 중심으로 초미세먼지 농도가 높게 나타나는 현상은 대기 정체와 맞물린 중국발 요인이 큰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중국 정부가 미국과의 무역전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내수 부양에 역점을 두면서 심화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중국 생태환경부가 지난 9월 올 하반기 미세먼지 감축 목표를 5% 감축에서 3%로 하향 조정함으로써 지난해 시행한 ‘청천(靑天) 프로젝트’는 뒤로 밀렸다. 중국 정부의 완화 정책에 지난 14일 베이징(北京)의 낮 한때 초미세먼지 농도는 시간당 311㎍/㎥(중국 생태환경부 발표)까지 치솟았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중국 베이징 주재 미국 대사관이 측정한 데이터를 인용해 이날 베이징의 초미세먼지 일평균 농도가 세계보건기구(WHO)가 정한 권고기준(25㎍/㎥)을 12배 초과했다고 보도했다. 중국 베이징의 오염 수준은 최근 18개월 사이 최악이라고 FT는 전했다.

지구온난화도 초미세먼지 농도를 크게 끌어올린 요인으로 작용했다. 적도 지역의 바닷물 온도가 상승하면서 각종 기상이변을 일으키는 ‘엘니뇨 현상’이 발생, 올해 들어 기온이 평년보다 오르고 계절풍이 약해지는 등 미세먼지 정체 현상이 잦아지고 있다. 국립환경과학원 관계자는 “올해 11월 기온이 높게 나타나면서 대기가 안정돼 정체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해완 기자 paras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