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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싸움 밀려 신작 제때 못 내
작년 11개 게임 발표한 넷마블
올들어 7개만내놔 경쟁력 약화

국내 거미줄 규제·해외 역차별
악재 맞물리며 침체 이어질 듯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주요 게임업체들이 주 52시간 근무제 등 대내외 악재로 전통적인 성수기인 3분기에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게임 산업이 ‘거미줄 규제’와 부정적 인식에 짓눌린 채 성장판이 닫히면서 한동안 침체기가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17일 금융정보업체 와이즈에프엔에 따르면 엔씨소프트의 3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3867억 원, 1258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6.83%, 61.63%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넷마블의 3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도 각각 5144억 원, 701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1.57%, 37.32% 하락한 것으로 관측됐다. 게임업계 ‘빅3’ 중에서는 넥슨이 그나마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소폭 줄어든 성적표를 받아들 것으로 보인다. 이들 업체 실적은 올 들어 줄곧 내리막길을 걸으면서 지난해에 비해 양적, 질적 퇴보를 할 것으로 분석됐다.

영업이익이 사실상 반 토막 난 것은 ‘신작 가뭄’ 탓이다. 지난해 신작 11개를 발표한 넷마블은 올해는 현재 7개만 내놓은 상태다. 15개를 내놓았던 2016년과 비교하면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지난해 17개를 출시했던 넥슨은 올해 14개 정도 내놓을 계획이다.

직접적인 원인으로는 주 52시간 근무제가 꼽힌다. 게임은 신작 출시 주기가 짧고, 개발 막바지에 인력과 시간을 쏟아부어야 하는 업종이다. 하지만 주 52시간 근무제로 법적으로 시간을 제약당하자 게임 출시 시기를 늦추는 현상이 빈번하게 일어나는 실정이다. ‘시간 싸움’에 밀리면서 촌각을 다투는 글로벌 시장에서 지난해 성장세를 이어갈 만한 신작을 제때 내놓지 못하자 실적에 빨간불이 켜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대내외 여건도 게임산업이 팽창할 만한 동력을 꺼뜨리고 있다. 국내에서는 ‘온라인 결제 한도’ ‘셧다운제’ 등 중복 규제가 강화되는 추세다. 역차별 규제도 악재다. 중국 정부의 규제로 한국 게임의 수출길이 막힌 반면, 중국 게임 업체들은 국내에서 ‘확률형 아이템’ 규제를 지키지 않은 채 빗장 열린 안방을 휩쓸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게임 중독을 질병으로 분류하려는 등 부정적인 인식도 게임 산업을 옥죈다. 업계 관계자는 “몇 년간 국내외 각종 규제가 맞물리면서 결국 실적 악화란 결과로 수렴됐는데 당분간 별다른 돌파구가 없어 국내 게임업체들은 보릿고개에 시달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권도경 기자 kw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