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피우진 국가보훈처장이 1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안경을 고쳐 쓰고 있다. 김호웅 기자 diverkim@

천안함 폭침 계기로 시행
朴 前처장 “現정부 출범뒤
교육과 없애고 예산 삭감”

박승춘 전 국가보훈처장은 현 정부·여당에 ‘적폐청산 1호’로 미운털이 박힌 근본 이유에 대해 “현 정부와 여당의 국정철학 정책 방향과 맞지 않은 보훈처장으로서 ‘나라사랑 교육’을 추진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박 전 처장은 15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명박·박근혜 정부 당시 2010년 북한의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도발을 계기로 2011년부터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보훈처가 북한의 비군사적 위협에 대비한 국민 안보교육의 주무부서로 선정된 것이 계기가 됐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박 전 처장은 “보훈처가 국가유공자 예우 보상 업무만 할 때는 이처럼 정치적 소용돌이에 휘말린 적이 없었다”면서 “국가수호 차원에서 국가 안보교육을 했다는 이유로 공무원을 처벌하고, 안보교육을 주도한 ‘나라사랑 교육과’를 폐지한 것은 기본적으로 국민주권주의에 위배된다”고 말했다.

박 전 처장은 2011년 6월 보훈처에 나라사랑 교육과를 신설한 이유에 대해서는 “군사적 위협 대비는 국방부가 주무부서이지만, 비군사적 위협 대비는 보훈처가 주무부서로 자리매김하게 하기 위한 것”이라며 “비군사적 위협은 북한의 남조선 해방 등 대남전략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전 처장은 “국가정보원이 사실상 비군사적 대비 주무부서지만 음지서 비공개적으로 활동하고 공개적으로 안보교육을 못하는 제한이 따르므로 국민 안보교육을 통해 애국심을 함양하기 적합한 비군사적 대비 업무 기반을 구축하는 것이 정부 안보정책 골간이었다”면서 “현 정부 출범 후 제가 구축해 놓은 나라사랑 교육과를 폐지하고 예산을 삭감하는 등 정반대로 가고 있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또 박 전 처장은 “국민 안보의식 교육은 북한 대남 전략 위협과 한·미 동맹 중요성을 알리는 것인데 현 정부가 그걸 막고 있고, 보훈처를 적폐부서로 몰아갔다”며 “보훈처장 재임 기간 나라사랑 교육과를 신설해 6년간 503만 명 교육을 실시한 결과 ‘전쟁 나면 북한 편 들겠다’는 답변자가 2005년 65.9%에서 2016년 2.3%로 변화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 노동신문이 2017년 2월 ‘숭미 사대의식을 고취하려는 괴뢰 역적패당’ 제목의 정세해설에서 보훈처의 나라사랑 교육을 반민족적 행위라며 강력히 비난한 것은 보훈처가 추진해 온 나라사랑 교육이 자신들의 대남적화 노선에 방해가 되고 있음을 방증하는 사례”라고 지적했다.

정충신 기자 csju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