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통위 국정감사

한국당 “핵신고 미루자는 건
북한식 단계적 해법과 똑같아”
민주는 “김정은 시대의 접근법
신뢰구축 위해 종전선언 이행”

康 “北 비핵화·평화구축 조치
조기달성 위해 논의 지속할것”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의 10일 외교부 국감에서는 핵 리스트 신고를 미루고, 영변 핵시설 폐기와 종전선언을 맞바꾸자는 이른바 ‘강경화 중재안’이 최대 쟁점이었다. 야권은 이 같은 강경화 외교부 장관의 중재안에 대해 “북한 입장에 치우친 방안”이라고 비판했지만, 여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시대의 접근법”이라고 옹호했다.

강 장관은 이날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외교부 국감 모두발언에서 “(평양 남북정상회담에서) 동창리 미사일 시설의 유관국 전문가 참관하 폐기, 조건부 영변 핵시설 영구적 폐기 등 구체적 비핵화 조치 등에 합의한 바 있다”며 “북한 비핵화 조치와 함께 종전선언 등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조치가 가급적 조기에 이뤄지도록 북한 및 관련국들과 논의를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북한이 현재까지 합의한 비핵화 조치를 바탕으로 종전선언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그러나 야권은 이 같은 중재안이 북한 입장에 유리하게 치우친 중재안이라고 비판했다. 자유한국당 인사는 이날 국감 시작 전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9월 평양 공동선언과 강 장관의 중재안,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4차 방북 등으로 갈수록 한국의 중재안이 북측 입장으로 기울고 있다”며 “핵 리스트 신고 없이 종전선언 등의 상응 조치를 시작하는 것은 완전한 비핵화 달성을 어렵게 만드는 북한식 단계적 해법과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강 장관은 ‘핵 리스트를 신고하지 않아도 된다는 의미냐’는 질의에 “왜곡이다, 전혀 그런 얘기를 하지 않았다”며 “신고서 제출은 계속 요구해야 할 것이고, 북한이 취한 조치에 상응 조치를 취하면서 요구를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여당은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새로운 접근법”이라면서 북한이 핵 리스트를 먼저 신고하지 않아도 종전선언이 이뤄져야 한다는 강 장관의 중재안을 강력 지지했다. 심재권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비핵화를 위해서는 선(先) 비핵화, 후(後) 평화체제 구축이 아니라 둘을 동시에 이뤄가야 한다는 기본원칙에 남북과 북·미가 서로 합의한 것”이라며 “6·12 싱가포르 공동성명에서 종전선언에 합의한 미국은 신뢰 구축을 위해서라도 종전선언을 이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병석 민주당 의원도 “김일성·김정일 시대의 접근방식에서 벗어나 김정은 시대의 시각으로 북핵 문제에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준희 기자 vinke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