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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영변 사찰 주도한 경험
“시료 채취해야 核규모 파악”

IAEA “검증할 준비 돼 있다”

미국이 영변 핵시설 사찰은 북한의 약속이라고 언급하자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전·현직 관계자들이 폐기 전 사찰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현재 모든 준비가 완료된 상태라는 입장을 나타냈다.

20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과거 북핵 위기 당시 영변 핵시설 사찰을 주도했던 올리 헤이노넨(사진) 전 IAEA 사무차장은 “북한 측이 영변 핵시설을 영구 폐기하기 전에 국제 사찰단이 현장을 먼저 검증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다. 북한 핵시설은 그동안 베일에 가려 있었던 만큼 폐기 전 사찰을 통해 시설 규모 등을 확인해야 지속적인 비핵화 감시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헤이노넨 전 사무차장은 “우라늄 농축시설이나 플루토늄 재처리시설에서 샘플, 즉 시료를 채취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사찰단이 북한 핵시설이 폐기되기 전에 현장에 가서 확인한다면 검증과 사찰이 훨씬 용이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시설이 어떤 규모였는지 북한이 신고한 내용을 설계도와 시설 운영 관련 자료가 없으면 확인할 길이 없다”고 덧붙였다.

프레드릭 달 IAEA 대변인 역시 “IAEA는 이사회 승인을 받아 관련국들이 요구할 수 있는 북한 핵 계획에 관한 검증 활동을 수행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IAEA 사찰단이 폐기 전 사찰에 들어가면 5㎿e 원자로와 실험용경수로(ELWR)에서 추출된 플루토늄과 우라늄 농축시설에서 생산된 고농축우라늄(HEU) 등 핵물질 생산량의 파악이 가능하다. 따라서 현재 북한이 몇 기의 핵무기를 갖고 있는지도 추정할 수 있다.

또 이날 IAEA는 북한 영변 핵시설에 대한 사찰 사전 준비를 갖춘 상태라고 강조했다. 달 대변인은 “아마노 유키야(天野之彌) 사무총장이 올해 6월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을 계기로 발표한 성명을 포함해 수차례 언급한 대로 IAEA는 미·북 정상회담이 개최된 이래로 관련 사항들을 긴밀히 지켜봐 왔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뉴욕 유엔본부에서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2018 평양 남북정상회담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한반도에서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한 비핵화를 달성하기 위한 미·북 협상이 동시에 성공하지 못하면 남북 간 협상도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며 미국과 북한 간에 진행될 핵 협상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정철순 기자 csjeong110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