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올라 인건비 눈덩이
‘주 52시간’에 운전자 늘려야

운행 정상화했지만 문제 여전
기본료 인상 - 할인 폐지 요구

“능력이 안 되면 회사 문 닫으라고 하는 것 아닙니까.”

최저임금 인상과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에 따른 적자 누적에 따른 경영난을 호소하며 인천시에 서울~인천 간 19개 노선 폐업(폐선)을 신청했다가 16일 자진 철회한 인천 6개 운수업체 대표들은 “폐선 신청을 철회하지 않으면 인천시가 사업면허를 회수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고 말했다. 재정 지원 없이는 더 이상 광역버스를 운행할 수 없는 상황인데, 인천시가 업체와 함께 해법을 모색하기는커녕 공영제 전환 카드로 압박하고 있다는 것이다. 시의 압박에 어쩔 수 없이 운행을 재개하지만 적자 누적으로 또다시 파행이 불가피하다는 것이 업체들의 주장이다.

인천~서울 구간을 운행하는 광역버스 47대(4개 노선)를 운영하는 천지교통 김해숙(59) 대표는 “울고 싶은데 뺨 맞은 심정”이라며 “사회주의도 아니고 어떻게 자식처럼 키운 회사를 내놓으라 하는지 모르겠다”고 울분을 토했다. 인천에서 11년째 운수회사를 운영해 온 그는 인건비 부담에 버스 청소도 자신이 직접 한다고 했다. 또 다른 업체 선진여객 김광수(62) 전무도 “적자가 나는 회사에 강제로 월급(최저임금)을 올려놓고 운영은 알아서 하라는 식”이라며 불만을 나타냈다. 선진여객은 운행 중인 3개 광역버스 노선 중 최근 6800번(청라~광명) 1개를 폐선했다. 5억 원 넘게 불어난 운행 적자를 감당할 수 없어서다.

실제 지난해 최저 시급이 7530원으로 오르면서 이들 6개 업체의 인건비는 19억7000여만 원 증가했다. 반면 2014년부터 광역버스 입석 제한 조치가 시행되고 수인선과 인천지하철 2호선 등 수도권 교통망이 확충되면서 승객은 3년 전에 비해 25.6% 줄어 적자 폭은 커졌다. 여기에 내년 최저시급 8350원이 반영되면 이들 6개 업체의 인건비는 19억2400만 원에서 34억5000만 원으로 늘어난다. 또 52시간 근무제 도입으로 충원해야 할 운전사만 426명에 달한다.

이들 업체는 지난해 23억7000만 원의 적자가 올해 43억5000만 원으로 불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이들 업체는 광역버스 운행을 지속하는 대신 출근시간대 조조할인(20%)을 없애고, 기본요금을 2650원에서 3200원까지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우성훈 인천시 버스정책과장은 “업체 불만은 충분히 이해되지만 매년 늘어나는 적자를 시가 한정된 예산을 갖고 지원할 수는 없다”며 “업체가 경영난을 이유로 버스 운행을 중단하고 사업면허를 반납하면 산하기관인 교통공사에 맡겨 운행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인천 = 지건태 기자 jus216@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