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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기념재단 주최 포럼

“1970년 8·15 통일구상 선언
‘先 평화 後 통일’ 정신 이어야”

남북대화 국면에서 북한에 대한 제재 해제나 지원을 성급히 논의할 게 아니라 북한 핵 폐기와 한반도의 진정한 평화를 위한 대북 정책을 구상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송종환 전 파키스탄 대사는 13일 박정희대통령기념재단 주최로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박정희 시대의 남북대화’ 주제 포럼에서 “1970년 광복 25주년을 맞아 발표됐던 8·15 평화통일구상선언의 ‘선 평화, 후 통일’의 정신처럼 북한 핵 폐기와 진정한 평화를 우선적으로 추구하는 대북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송 전 대사는 “한반도에 평화가 정착되려면 남북이 서로를 공격하지 않는다는 신뢰가 오랜 기간 먼저 구축돼야 한다”며 “북한은 그런 과정 없이 핵무기와 시설 리스트도 제출하지 않으면서 유해송환을 계기로 향후 유엔사 해체와 주한미군 철수로 이어질 종전선언만을 요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송 전 대사는 “북한이 핵 폐기를 위해 먼저 핵무기와 시설을 신고하면 한국과 미국, 국제원자력기구(IAEA) 등이 이를 검증한 뒤 합당한 보상과 체제 보장을 북한과 협의해야 한다”며 “이후 남북한 간 긴장 완화를 위해 남북기본합의서의 제1장 화해, 제2장 불가침, 제3장 교류 협력 등을 적극 이행하는 방안을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 정부는 북한 핵 폐기가 되지 않은 상황에서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해제를 요청하고 북한과의 교류, 협력, 지원을 할 경우 스스로 내부 갈등을 초래하고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공조의 전열을 균열시키며 미국과도 충돌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고 밝혔다.

남북회담에서 북한의 위장된 언어와 행동에 속지 말고 필요한 정보를 철저히 수집해 다양한 주제의 대화를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강인덕 전 중앙정보부 북한국장은 “북측 대표는 회담 의제를 성취하기 위해 위협적인 모습을 보이다가도 유화적인 저자세를 취하는데 이러한 언어와 행동에 속아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강 전 국장은 “정부 내 남북대화사무국은 필요한 정보를 수집하고, 각 부문별 회담에 적합한 회담 요원의 선발, 회담장 선택 등 대화 준비를 게을리해선 안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북한 측 회담 대표나 회담 요원들이 쓰는 용어에는 특별한 정치적 의미가 각인돼 있음을 잊지 말고, 합의문이나 공동보도문 작성 시 우리식 용어로 풀어쓰려는 노력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윤명진 기자 jinieyo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