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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수수

기사입력 | 2018-08-10 14:09

‘옥수수’는 한여름이 제철이다. 쫄깃한 식감, 달큰한 맛으로 우리 입맛을 사로잡는다. 거기에 출출한 배까지 채워주니 여름철 최고의 간식거리라 해도 지나치지 않다.

‘옥수수’는 남미(南美)가 원산지다. 15세기 말 콜럼버스가 유럽으로 전파한 뒤 포르투갈 항해자들에 의해 인도와 중국으로 전해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에는 16세기경에 중국을 통해 들어온 것으로 보고 있다. 농서(農書)인 ‘금양잡록(衿陽雜錄)’(1492)에 ‘옥수수’가 나오지 않는 것을 보면, 적어도 15세기에는 이것이 국내에서 재배되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옥수수’라는 단어는 17세기 문헌에 ‘옥슈슈’로 처음 보인다. ‘옥슈슈’는 중국어 ‘玉蜀黍(옥촉서)’를 차용한 말로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굳이 따지면 ‘옥슈슈’의 ‘옥’은 한국식 한자음을, ‘슈슈’는 ‘蜀黍’에 대한 근세 중국어 음을 반영한 것이어서 반쪽만 중국어를 차용한 셈이 된다. ‘옥수수’의 알이 ‘구슬’처럼 동글동글하고 빛나기에 ‘수수’를 뜻하는 ‘蜀黍’에 ‘玉’을 붙여 그것과 변별한 것으로 추정된다. ‘蜀黍’는 ‘玉蜀黍’보다 일찍이 중국어 음 그대로 국어에 들어와 지금 ‘수수’로 남아 있다.

17세기 문헌의 ‘옥슈슈’는 제2, 3음절의 모음이 단모음으로 바뀌어 ‘옥수수’가 된다. ‘옥수수’는 본래 식물 이름이지만 언제부터인지는 모르지만, 그 식물에 달리는 열매 이름으로도 쓰인다. 그리하여 지금 ‘옥수수’에는 두 개의 의미가 달려 있다.

최근 식물 이름으로 ‘옥수수’를 ‘옥수수나무’라고도 하는데, 이는 초본(草本·지상부가 연하고 물기가 많아 목질을 이루지 않는 식물)인 ‘옥수수’를 목본(木本·줄기나 뿌리가 비대해져서 질이 단단한 식물)으로 잘못 이해하고 만든 이름이다. 또한, 식물에 달리는 ‘열매’만을 따로 ‘옥촉서’라 부르기도 한다. 이는 ‘玉蜀黍’를 한국 한자음으로 읽은 것이다. 결국 ‘옥수수’ ‘옥수수나무’ ‘옥촉서’가 서로 다른 의미로 쓰이고 있다.

충북대 국어국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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