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라건아

■ 2018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D-8

파워· 탄력· 기동력 두루 갖춰
6시즌 KBL서 맹활약 펼쳐
한국농구에 완벽하게 적응

토종 빅맨들 부상, 합류 못해
제공권 의존도 높아질 전망
이란·中과 경합… 12일 출국

남자농구대표팀은 18일 개막되는 2018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에서 2연패 및 통산 5번째 우승을 노린다. 금메달 목표 달성의 선봉은 라건아(29·현대모비스)다.

미국 출신 라건아는 리카르도 라틀리프로 지난 2012년 한국에 왔다. 미국 미주리대를 졸업한 뒤 곧바로 국내 프로농구에 데뷔했고 올해 초 체육 인재 특별귀화를 통과했다. 창성창본(創姓創本·성과 본을 새로 짓는 것)과 개명 허가를 받아 라건아로 다시 태어났다. 성 ‘라’(羅)는 영문 이름 라틀리프에서 땄고 ‘건아’(健兒)는 씩씩한 사나이라는 뜻이다. 본(本)은 용인이며 용인 라씨의 시조다.

하지만 이번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엔 라틀리프로 출전한다. 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와 국제농구연맹(FIBA) 등에 이름 변경을 신청하는 절차를 밟아야 하는데 시간이 부족했다. 하지만 라건아는 “아시안게임에 라틀리프로 출전하지만 나는 라건아”라며 “하루빨리 라건아라는 이름을 유니폼에 달고 뛰고 싶다”고 밝혔다.

라건아라는 새 이름은 그의 스타일, 이미지와 딱 어울린다. 라건아의 키는 199㎝. 하지만 200㎝가 넘는 장신자들을 압도한다. 파워와 탄력, 그리고 체력이 뛰어나기 때문. 게다가 순발력과 지구력 등 기동력도 갖췄다. 국내 프로농구에서 6시즌 동안 경기당 평균 18.7득점, 10.4리바운드를 챙겼고 4차례나 팀의 챔피언결정전 진출을 이끌었다. 2014∼2015, 2016∼2017시즌 외국인선수상을 받았고, 2014∼2015시즌부터 2년 연속 리바운드 부문 1위에 올랐다.

라건아는 지난 2월 처음으로 국가대표에 선발돼 FIBA 월드컵 아시아 오세아니아 지역 예선 등 국제대회를 치르며 태극마크의 무게감을 경험했다. 라건아는 “귀화한 건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위해서”라며 “그래서 이번 아시안게임은 내겐 특별한 의미”라고 강조했다.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라건아 의존도는 무척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오세근(KGC·200㎝), 김종규(LG·207㎝), 이종현(현대모비스·203㎝) 등 토종 빅맨들이 부상으로 대표팀에 합류하지 못했기 때문. 한국과 중국, 이란이 우승을 다툴 것으로 내다보인다.

한국은 2010 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 결승전에서 중국에 71-77로 패했고, 2014 인천아시안게임 결승에선 이란에 79-77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며 2002 부산아시안게임 이후 12년 만에 정상에 올랐다. 이란에는 미국프로농구(NBA) 출신 하메드 하다디(33·218㎝)가 버티고 있고 중국은 평균 신장이 199.8㎝에 이른다.

라건아는 “아시안게임에 참가하는 팀은 모두 강하지만 국제농구연맹 월드컵 지역 예선에서 우리는 중국을 꺾었다”며 “처음 대표팀에 들어왔을 때와 달리 동료들과의 호흡이 좋아졌기에 개인적으로 아시안게임이 정말 기대된다”고 밝혔다.

라건아는 지난 6월 28일 중국에서 열린 월드컵 중국과의 예선에서 25득점, 11리바운드를 쓸어담아 82-74 승리에 앞장섰다. 양 팀 통틀어 가장 많은 득점과 리바운드였다. 라건아가 대표팀에 완벽하게 녹아들었다는 걸 입증한다.

12일 현지로 출국하는 남자농구대표팀은 4개 조 가운데 A조에 편성됐고 14일 인도네시아와 1차전, 16일 몽골과 2차전, 22일 태국과 3차전을 치르며 무난하게 8강전에 진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동하 기자 kdhah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