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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유통 독점=자영업 붕괴”
인 비서관 과거 기고문서 주장

업계 “긍정적 측면도 고려를”

이번에 신설된 청와대 자영업비서관에 인태연(사진) 한국 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장이 임명되면서 유통업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인 비서관은 과거 기고문 등을 통해 자영업자들의 위기가 대형 유통업체들의 시장 독점에서 비롯된다는 인식을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인 비서관은 지난 1월 ‘창작과 비평’에 실은 ‘최저임금 인상을 지지하는 자영업자’ 제목의 기고문에서 자영업 위기의 가장 큰 원인이 ‘대형 유통 재벌들의 시장 독점 욕망’에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대형마트, 기업형 슈퍼마켓(SSM), 복합쇼핑몰 등이 시장 독과점을 위한 재벌들의 무기”라며 “전통시장, 골목시장을 빠른 시일 내에 광범위하게 붕괴시키는 재벌유통의 독점화 과정은 그대로 자영업자들의 붕괴 과정”이라고 지적했다. 또 “대기업과 연관된 가맹점, 프랜차이즈 등 대리점 사장님들의 목을 죄는 수탈체계는 집요하고 잔인하다”며 “불공정한 카드수수료 체계와 통제되지 않는 임대료도 자영업자들을 먹이 삼은 사나운 맹수와 같다. 자영업자들이 일군 시장을 파괴하고, 빼앗고 수탈하는 자본의 무한증식 욕망이 위기의 근본적 원인”이라고 비판했다.

유통업계에서는 인 비서관의 이 같은 인식이 자영업자 보호를 명목으로 하는 유통 규제 정책 강화로 나타나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의 ‘이중규제’와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와 함께 유통 규제가 더 강화될 가능성이 크지 않겠냐는 것이다. 무엇보다 유통업체들은 정부가 대규모 고용창출 등 유통기업들의 긍정적 측면은 무시한 채 부정적 측면만 강조하면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더욱 힘겨운 경영활동을 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유통업체의 한 임원은 “대형 유통업체들을 경제 정책의 한 파트너로 인식하지 않고 배척해야 할 적대 관계로 바라보게 되면 유통 규제가 양산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임대환 기자 hwan9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