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美협상단 판문점으로… 한국전쟁 당시 북한에서 전사한 미군 유해 송환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미국 실무협상단이 탄 차량이 16일 오전 경기 파주시 문산읍 통일대교를 지나 판문점으로 향하고 있다. 김낙중 기자 sanjoong@

장성급 이어 영관급 협상
‘27일 송환’ 의견접근 관측

北, 9·9절 맞아 ‘성과’시급
종전선언 강력 요구하는 듯
美는 비핵화 없인 不可 입장

미국과 북한이 15일에 이어 16일 판문점에서 한국전쟁 참전 미군 전사자 유해 송환을 위한 영관급 실무협상을 이어간다. 미·북이 오는 27일 한국전쟁 정전협정 기념일에 유해 송환을 합의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북한은 9월 9일 북한 정권수립 70주년 전후나 9월 유엔 총회를 계기로 종전선언 채택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하지만 미국은 비핵화 협상의 진전없는 종전선언은 불가하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져 미·북 관계 개선의 장애물이 완전히 치워지지 않은 상황이다.

이날 외교소식통에 따르면 미·북 양측은 전날 9년여 만에 열린 장성급 회담에서 이미 발굴한 미군 유해의 송환과 공동발굴 작업 재개 등에 대한 큰 틀의 합의를 한 데 이어 이날 후속 실무 협의를 통해 유해 송환 일정과 방식 등을 조율한다. 미국 측은 유엔군 사령부의 영관급 장교가, 북측은 인민군 소속 동급 장교가 각각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15일 발표한 성명에서 미·북 간 1차 유해 송환 회담에 대해 “생산적이었고 협력적이었으며 확고한 약속으로 귀결됐다”고 평가했다. 그는 “5300여 명의 미국인 유해를 찾기 위한 현장 발굴작업도 재개하기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미군 전사자 유해 송환이 급물살을 탈 것으로 예상되면서 일각에서는 미·북이 7월 27일 정전협정 기념일 전후에 유해 송환을 개시하는 데 합의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이를 대표적 회담 성과로 홍보하는 상황인 만큼 북한이 비핵화 문제에서 시간을 끌더라도 이 문제에는 전향적으로 접근해 대화 모멘텀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ABC방송 인터뷰에서 “북한이 여전히 비핵화 이행을 약속하고 있고, 우리는 폼페이오 장관을 돕고 있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북한이 유해 송환이라는 ‘선물’을 안겨주면서 정권 수립 70주년인 9·9절 전후 종전선언 등과 같은 체제 안전보장을 미국에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북한 노동신문은 15일 9·9절 70주년을 기념하는 기사에서 “주체혁명 위업의 최후 승리의 날을 반드시 안아오고야 말 것”이라면서 강한 기대를 간접 피력했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 내에서는 이 문제에 대해 ‘시기상조’라는 의견이 더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신보영 특파원 boyoung2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