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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순방중 특별수사 지시
국가 중대사태 발생때만 해당

宋장관, 4월말 문건존재 언급
靑과 제때 논의못한 의혹 커져

송영무(사진) 국방부 장관이 16일 국군기무사령부(기무사) 계엄 검토 문건의 존재·내용 등과 관련한 청와대와의 논의 과정을 발표했지만, 청와대 참모들과 회동했던 지난 4월 30일 이후 문재인 대통령의 수사 지시가 이뤄졌던 7월 10일까지의 구체적인 과정에 대한 해명은 전혀 없어 여전히 의문이 가시지 않고 있다.

특히 송 장관이 3월 16일 기무사 촛불 계엄과 관련, 첫 보고를 받았음에도 즉각 청와대에 보고하지 않았으며, 4월 30일 첫 보고를 할 때도 문건의 구체적 내용에 대한 설명이 없어 의문이 증폭된다. 이는 송 장관의 인식이 문건 내용을 대단히 중요하게 여겼던 청와대와는 상당한 차이가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된다.

송 장관은 최현수 국방부 대변인이 대독한 ‘기무사의 전시 계엄 및 합수 업무 수행방안 문건 관련 국방부 입장’ 자료를 통해 “4월 30일 당시 청와대 참모진과 기무사 개혁방안을 놓고 논의를 했으며 기무사에 대한 근본적인 개혁이 필요하다는 데 동감했다”며 “논의 과정에서 장관은 과거 정부 시절 기무사의 정치 개입 사례 중 하나로 촛불집회와 관련, 계엄을 검토한 문건의 존재와 내용의 문제점을 간략히 언급했다”고 해명했다. 송 장관은 “국방부의 비공개 방침에 따라 청와대에 당해 문건을 전달하지 않아 이 문건에 대한 논의가 없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는 국방부가 그로부터 70여 일 만에 국가비상 사태에나 가능한, 대통령 해외순방 중 특별 수사지시를 내리고,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 여당이 나서 예비내란음모사건이라고 주장하기까지 과정에 대한 해명으론 역부족이다. 청와대 보고 시점이 논란이 되자 김의겸 대변인은 “칼로 두부 자르듯이 딱 잘라서 말하긴 힘들다”고 얼버무린 것도 석연찮다.

문 대통령이 어떤 보고를 받고 특별수사지시를 내리게 됐는지 배경도 초미의 관심사다. 대통령 해외순방 중 특별수사 지시는 국가 중대사태 등이 발생한 경우에 해당하며, 이같이 중대한 사태 발생 시 반드시 서면보고를 거치도록 돼 있다. 대통령이 인도 순방 중인 상황에서 청와대가 서면보고를 거쳤는지, 전화 통화만으로 보고한 것은 아닌지도 관심사다. 더구나 특별수사 지시 판단을 내리기까지 청와대가 주무부처인 국방부 장관 또는 기무사령관과 어떤 논의 과정을 거쳤고, 어떤 판단을 근거로 결정을 내렸는지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

송 장관은 4개월간 보고를 늦춘 배경과 관련, “기무사 문건에 대한 법적 분석이 필요하다고 판단함과 동시에 공개 여부에 대해서는 정무적 고려가 있어야 한다”고 해명했지만, 국가 존립과 안위가 걸린 중대 사안을 정무적 판단만으로 청와대와 제때 논의조차 하지 않은 배경은 의혹을 부풀린다. 하지만 군인권센터(소장 임태훈)와 국회 국방위원들이 예비내란음모사건이라며 수사를 주장한 민감한 상황에서 국방부 장관은 말 바꾸기 등 오락가락 해명을 하고 있다.

정충신 기자 csju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