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강원도 철원 무명1025고지에서 발견된 미군 전사자 유품인 전투화 밑창. 국방부 제공

한미 6·25전사자 유해 상호봉환

美·北 공동발굴 故 윤경혁 일병은
하와이 갔다 다시 한국으로 송환

지난 2016년 6월 강원 철원군 근남면 잠곡리 무명 1025고지에서 발견된 전투화 밑창의 주인인 미군 전사자 유해가 60여 년 만에 미국으로 돌아간다.

13일 국립현충원에서 2년 만에 열린 한·미 6·25 전사자 유해 상호봉환 행사에서 대한민국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 싸웠던 신원미상의 미군 전사자 유해 1구가 고국으로 돌아간다. 미군 유해는 미8군 영현소를 거쳐 미국으로 봉송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지난 2001년 북한 평안남도 개천 지역에서 미·북 공동발굴 시 미군 유해와 함께 발굴된 미국 제1기병사단 소속 카투사(KATUSA·미군 배속 한국군) 고 윤경혁 일병의 유해가 미국 하와이에서 한국으로 봉환됐다. 윤 일병 유해는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 국선제(유해보관소)에 봉송된 뒤 유가족들 뜻에 따라 고향인 대구 달성군 선산에 모실 계획이다.

이날 행사에는 윤 일병의 유가족과 송영무 국방부 장관, 빈센트 브룩스 유엔군사령관 겸 한미연합사령관, 켈리 맥키그미 미 국방부 전쟁포로·실종자확인국장 등이 참가한 가운데 양국 국가 연주, 조총 발사 등 의식이 진행됐다.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 관계자는 “미군 전사자 유해는 2016년 6월 당시 전투기록 및 참전용사들의 증언을 토대로 이 지역에 전면굴토를 실시하던 중 전투화 밑창 2점이 가지런히 놓여 있는 것을 확인했다”며 “주변 일대를 확장해 유해를 발굴했다”고 밝혔다. 그는 “발굴 당시 아군과 적군의 유품이 혼재돼 유품에 의한 피아(彼我) 구분이 어려웠으나, 이후 정밀감식을 통해서 유해가 유럽계임을 확인, 2017년 두 차례 한·미 공동감식을 통해 최종 미군으로 확인됐다”고 소개했다. 철원 무명 1025고지는 6·25전쟁 최대 격전지였다. 국유단 관계자는 “현재 미측은 동양계 유해 180여 구를 한국 측과 긴밀히 협조해 감식 중에 있으며, 국군으로 확인되는 유해는 추가로 송환할 예정”이라고 밝혀 추가 봉환이 예상된다.

국방부는 “2000년 유해발굴을 시작한 이래 지금까지 총 10회에 걸쳐 미군 유해 13위와 영연방 유해 3위를 미국으로 송환했다”며 “미국 역시 북·미 공동발굴을 통해 북한 지역에서 발굴한 국군 전사자 유해를 지난 2012년(12위)과 2016년(15위) 두 차례에 걸쳐 한국으로 송환했다”고 밝혔다.

정충신 기자 csju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