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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선영·최종기 커플

“예비신부를 블로그 검색으로 만났어요.”

오는 10월 결혼을 앞둔 예비신랑 최종기(37) 씨의 얘기다. 그는 예비신부 정선영(32) 씨를 “네이버가 중매해준 셈”이라고 말했다. 맛집 전화번호를 알기 위해 블로그를 뒤지다 선영 씨의 존재를 알게 됐기 때문.

종기 씨가 선영 씨를 알게 된 사연은 지금부터 8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종기 씨는 식사 예약을 위해 서울에 한 식당 전화번호를 찾던 중 우연히 선영 씨 블로그에 들어갔다. 때마침 해당 포스트에는 식당에서 찍은 주인장(선영 씨) 사진도 있었다. 종기 씨는 그 사진을 보자마자 호감을 느끼기 시작했다고 한다.

하지만 사진 속 주인장이 마음에 든다고, 연락했다가 ‘이상한 사람’으로 오해를 받기 십상이다. 종기 씨 고민도 깊어갔다. 그렇다고 그냥 인터넷 창을 닫기에는 평생 아쉬움이 남을 것 같았다. 종기 씨는 고민 끝에 블로그 주인장에게 조심스레 쪽지를 보냈다. #아주_자연스럽게

“블로그 잘 보고 가요. 서울 사시나 봐요?”

선영 씨에게서 답장이 왔다.

“제 블로그 예쁘게 봐주셔서, 감사해요~ 저는 대구에 살아요. 서울에 올라갔다가, 그 식당을 방문했던 거고요.”

종기 씨는 선영 씨 답장에 ‘이런 인연이 있나’ 싶었다고 한다.(누가 사랑에 빠지면 모든 게 다 인연처럼 느껴진다고 했는가! 너무 정확하다.) 서울에 머물고 있지만, 종기 씨 고향도 대구였던 것. “주인장님(!) 저도 대구에서 나고 자랐어요. 부모님은 아직도 대구에 살고 있고요. 혹시 대구 어느 동네인가요?”

이어진 선영 씨 답변에서 종기 씨는 속으로 나이스를 외쳤다. 선영 씨가 살고 있는 곳이 종기 씨가 10년 넘게 살았던 집과 걸어서 불과 5분도 채 안 되는 거리였기 때문. 블로그 방문자와 주인장의 대화는, 금방 고향의 오빠와 동생으로 등업(!)할 거라는 기분 좋은 예감도 들었다.

하지만 종기 씨는 서울, 선영 씨는 대구. 쉽게 만날 기회가 생기지 않았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서로 같은 지역 출신이라는 이유만으로 연락처를 주고받았다는 점. 서로의 연락처만 아는 사이로 3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오랜 연락 공백기를 깬 것은, 뜻밖의 사진 한 장에서 시작됐다. 종기 씨는 조카와 함께 놀고 있는 사진을 SNS에 올렸다. 사진을 본 선영 씨가 “오빠, 아들하고 재미있게 노는 모습 보기 좋아요~”라고 댓글을 남겼다. 종기 씨는 아들이 아닌 조카라고 설명하면서 다시 선영 씨와 연락을 이어가게 됐다. 그러면서 선영 씨가 취업해, 서울로 올라왔다는 소식도 듣게 됐다.

종기 씨는 기회라고 판단했다. 서울 구경을 시켜주겠다며 선영 씨를 꼬드기기(?) 시작했다. 3년 동안 간간이 연락을 주고받은 덕분일까. 선영 씨는 종기 씨 제안을 받아들였다.

“(블로그로 알게 된 이후) 3년 만에 처음 만났어요. 그리고 그날 이후 거의 매일 퇴근 후 선영이를 찾아갔어요. 즐겁게 해주고 싶은 마음에 춤추는 동영상도 찍어 선영이에게 보내줬죠.(웃음) 그렇게 두 달 정도 후회 없이 제 마음을 표현했던 것 같아요. ‘어떻게 좋아한다고 고백하지?’ 한창 고민하던 때기도 했죠. 기회는 우연을 가장해서 오더라고요. 강남역 근처에서 밥을 먹고 나왔는데 사람들로 붐비더라고요. 잘못하면 선영이를 잃어버릴 수 있겠다 싶어 처음으로 (선영이의) 손을 훅 잡았어요. (심장 터지는 줄.) 그렇게 저희 연애도 시작됐죠. 하하.”

블로그와 방문자, 고향 오빠와 동생을 거쳐 둘은 총 8년이라는 시간을 함께한 연인이 됐다. 그리고 오는 10월 결혼을 앞두고, 종기 씨는 프러포즈를 위해 선영 씨가 일하는 은행에 가 번호표를 뽑았다. 그리고 자신의 번호를 호명하자,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비 내리는 날엔, 우산이 돼주고 어둠이 오면 빛이 돼 줄게… 선영아 Marry Me, 내 손 잡아줄래요.” 선영 씨 답변은 #say yes.

sum-lab@naver.com

※해당 기사는 지난 한 주 네이버 연애·결혼 주제판에서 많은 주목을 받았던 콘텐츠를 바탕으로 작성한 것입니다. 더 많은 커플 이야기를 보시려면 모바일 인터넷 창에 naver.me/love를 입력해 네이버 연애·결혼판을 설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