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결승골을 터트린 스웨덴의 에밀 포르스베리(왼쪽)가 포효하고 있다.(EPA=연합뉴스)

- 스웨덴, 24년만에 8강 진출

‘짠물수비’로 스위스에 1-0
포르스베리, 후반전 득점후
수비가담… 상대 헤딩슛 막아
“모든일 잘 맞아떨어져” 소감
스위스 역대모든 토너먼트 패

스웨덴이 24년 만에 월드컵 8강에 진출하는 기쁨을 누렸다. 반면 스위스는 또다시 토너먼트를 통과하지 못하고 고개를 숙였다.

스웨덴은 4일 오전(한국시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아레나에서 끝난 2018 러시아월드컵 16강전에서 스위스에 1-0으로 승리했다. 스웨덴은 이로써 1994 미국월드컵(3위) 이후 24년 만에 8강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스위스는 1954 스위스월드컵(8강) 이후 64년 만의 8강 진출을 꿈꿨지만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했다.

스웨덴은 에밀 포르스베리(라이프치히)가 결정타를 날렸다. 후반 21분 올라 토이보넨(툴루즈 FC)의 패스를 건네받은 포르스베리는 페널티 지역 정면에서 강력한 오른발 슈팅을 날렸고, 공은 스위스의 수비수 마누엘 아칸지(도르트문트)의 발에 맞고 굴절돼 골대 안으로 들어갔다. 자책골이 아닌 포르스베리의 득점으로 인정됐다. 스웨덴의 간판 포르스베리의 러시아월드컵 첫 득점.

미드필더인 포르스베리는 또 실점을 막았다. 후반 35분 코너킥 상황에서 스위스의 브렐 엠볼로(샬케 04)가 헤딩슛을 날렸고, 공은 골대 우측 구석으로 향했다. 그러나 수비에 가담, 골문 앞에 자리 잡은 포르스베리가 몸으로 공을 막아 스웨덴은 실점 위기를 넘겼다.

포르스베리는 추정 몸값이 4000만 파운드(약 577억 원)에 달하지만, F조 조별리그에서 부진했다.

스웨덴은 조별리그에서 모두 5골을 넣었지만, 포르스베리는 단 1개의 공격포인트도 챙기지 못했다. 하지만 그의 진가는 토너먼트에서 발휘됐고, 포르스베리는 결승골의 주인공이 됐으며 경기 최우수선수(MOM)로 선정됐다.

포르스베리는 16강전 직후 “눈물이 나고 정말 자랑스럽다”며 “모든 일이 잘 맞아떨어졌고, 우리는 공수 양면에서 탄탄한 조직력을 입증했다”고 말했다. 포르스베리는 “스위스에 득점 기회를 자주 허용했지만 잘 막았고, 위기를 잘 극복한 우리가 8강에 올랐다”면서 “앞으로도 더 잘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당초 신태용 한국대표팀 감독이 1승 상대로 꼽았던 스웨덴은 조별리그를 포함해 4경기를 치르며 2실점에 그친 ‘짠물 수비’가 돋보인다.

스웨덴은 잉글랜드와 오는 7일 오후 11시 4강으로 가는 길목에서 맞붙는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6위인 스위스는 점유율에서 67%-33%로 앞섰지만 골 결정력에서 허점을 노출하면서 24위인 스웨덴에 덜미를 잡혔다.

러시아월드컵엔 랭킹 톱10 중 지역 예선을 통과하지 못한 칠레(9위)를 제외한 9개국이 출전했지만 8강에 오른 건 브라질(2위), 벨기에(3위), 프랑스(7위) 등 3개국뿐이다.

스위스는 토너먼트에서 이겨본 적이 없다. 스위스월드컵에선 토너먼트 첫 경기인 8강전에서 오스트리아에 5-7로 졌다. 미국월드컵 16강전에선 스페인에 0-3으로 졌다. 2006 독일월드컵 16강전에선 우크라이나와 0-0으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0-3으로 패했고 2014 브라질월드컵 16강전에선 아르헨티나에 연장 결승골을 허용, 0-1로 졌다. 스위스는 16개국 이하가 참가한 1934 이탈리아월드컵, 1938 프랑스월드컵을 제외하고는 토너먼트에 4번 올라 모두 패했고 특히 단 1골도 넣지 못했다.

김성훈 기자 powerkimsh@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