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중국이 개발한 ‘비둘기 드론’[SCMP 캡처, 출처: 중국 서북공업대학]

작고 실물처럼 작동해 탐지 힘들어
“중국 ‘새 드론’ 기술, 세계에서 가장 앞서”

중국이 실제 새와 매우 비슷해 기존 레이더에 안 잡히는 ‘비둘기 드론’을 개발해 운용하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5일 보도했다.

SCMP에 따르면 쑹비펑 교수가 이끄는 중국 서북공업대학 연구팀이 개발한 이 드론은 중국 인민해방군과 정부기관 등 30여 개 기관에서 이미 도입해 5개 이상의 성(省)에서 운용하고 있다.

쑹 교수는 중국 공군의 스텔스 전투기 ‘J-20’ 개발 프로그램을 담당한 선임 과학자였다.

기존 드론이 고정 날개나 회전 날개로 작동하는 데 반해 이 드론은 실제 새처럼 날개를 퍼덕여 움직인다. 이는 공중으로 솟아오르고, 내려가고, 회전하는 동작이 매우 자연스럽게 보이도록 한다.

연구팀은 이 드론이 실제 비둘기의 동작을 90% 이상 모방했다고 자부한다.

실제로 연구팀이 2천 번 이상의 시험 비행을 할 때 새들이 이 드론을 진짜 새로 착각해 옆에서 같이 날기도 했다. 겁이 많아 민감한 양 떼 위에서 이 드론을 날렸을 때도 양들이 별로 신경 쓰지 않을 정도였다.

이 드론의 무게는 200ｇ, 날개폭은 50㎝이며, 최대 시속 40㎞의 속도로 최장 30분 동안 날 수 있다. 고해상도 카메라, GPS 안테나, 비행 통제 시스템, 위성과 연결되는 데이터 송수신 장치 등도 장착했다.

매우 낮은 고도에서 나는 데다 작고 소리도 거의 내지 않는 이 드론은 기존 방공망에 큰 위협을 던져줄 수 있다.

3차원 이미지를 생성하는 첨단 레이더인 ‘홀로그래픽 레이더’도 이 비둘기 드론을 잡아내리라는 보장이 없다.

비둘기 드론이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곳 중 하나는 몽골, 러시아, 중앙아시아 국가 등과 국경을 접한 신장(新疆)웨이우얼 자치구다. 중국 정부는 이곳 이슬람 신도들의 분리주의 운동에 대해 감시와 통제를 강화하고 있다.

비둘기 드론은 주민 감시, 국경 통제, 적진 정탐 등의 목적 외에 긴급 구조, 환경 보호, 부동산 개발 등 다양한 민간 분야에서 쓰일 수 있다.

이 드론 개발에 참여한 한 과학자는 중국 내에서만 비둘기 드론이 100억 위안(약 1조7천억원)의 시장을 창출할 것으로 기대했다.

서북공업대학, 난징항공항천대학, 하얼빈공업대학 등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 중국의 ‘새 드론’ 기술은 세계에서 가장 앞섰다고 중국 과학자들은 자평한다.

중국 공군 장비 연구소의 선임 엔지니어 간샤오화는 “비둘기 드론은 실물 새를 모방해서 만든 마이크로 드론 중 세계에서 유일하게 스스로 작전을 수행할 수 있는 드론”이라고 평가했다.

미국, 네덜란드, 독일 등에서도 이러한 드론을 개발했지만, 실제 새처럼 퍼덕이는 동작을 구현하지 못하거나 항속 시간이 너무 짧아 상용화에는 적합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중국이 개발한 비둘기 드론도 강한 바람이나 폭우, 폭설 등에 약하고, 전자기파 방해를 받았을 때 작동이 멈추는 등 아직 보완해야 할 점이 많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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