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청와대앞 의총 자유한국당 소속 의원들이 20일 오전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민주당원 댓글조작 사건’에 대한 특검 도입을 촉구하고 있다. 앞줄 마이크 들고 있는 사람이 김성태 원내대표. 김동훈 기자 dhk@

김경수, 경남지사 출마 강행
추가의혹땐 선거 출렁거릴듯
한국당, 對김경수 공세 강화

‘민주당원 댓글조작 사건’ 연루 의혹을 받고 있는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경남지사 선거 출마를 강행하면서 경남이 6·13 지방선거 최대 승부처로 떠올랐다. 야권이 김 의원에 대한 공격을 정권의 정당성에 대한 공세로 확대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여야 모두 경남지사 자리를 놓고 물러설 수 없는 진검 승부를 펼칠 수밖에 없게 됐다. 경남지사 선거 결과가 전체 지방선거 승패는 물론 향후 정국 주도권에까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20일 통화에서 “김 의원은 본인이 연루된 일로 당이나 청와대에 너무 큰 영향을 끼치는 것 같으니 당이나 청와대 의견을 적극적으로 들어 입장을 정리하겠다는 입장이었다”며 “불출마까지 염두에 두고 있었지만, 당과 청와대 모두 크게 만류하며 19일 오후 전격적으로 출마선언을 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김 의원의 출마와 관련한 당 안팎의 우려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다”면서도 “애초 김 의원을 내세운 것 자체가 김경수 아니면 선거 승리를 장담하기 어렵고, 불출마하는 등 한번 밀릴 경우 야권의 공세에 계속 밀릴 것이라는 판단도 깔려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당 일각에서는 김 의원의 출마가 지방선거 판세에 큰 변수가 될 것이라는 우려 섞인 전망도 나온다. 한 중진 의원은 “애초 선제적으로 특검을 수용하는 등 공세적인 대응을 해야 했는데 이미 늦은 측면이 있다”며 “김 의원이나 당과 관련한 의혹이 추가로 나올 경우 전체 선거 구도가 출렁일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애초 자유한국당 등 야권을 대구·경북(TK)에 가두겠다는 민주당의 야심 찬 선거 목표도 일부 수정이 불가피한 것 아니냐는 주장도 나온다. 여론에 민감한 수도권이나 지지율 격차가 크지 않은 다른 지역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야권에서는 김 의원에 대한 공세를 더욱 강화할 방침이다.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이 청와대 앞 시위까지 벌이며 김 의원에 대한 공격의 강도를 높이는 것 역시 지방선거를 염두에 둔 포석으로 풀이된다. 한 야권 관계자는 “김 의원의 출마 강행으로 구도는 더 단순해졌다”며 “김 의원 관련 의혹이 추가로 나올 경우 여권은 계속 밀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호 한국당 경남지사 선거 후보는 “드루킹(김동원·49) 관련 의혹으로 경남의 어려운 경제 상황 등 산적한 현안이 선거 이슈로 부각되지 못해 아쉽다”고 밝혔다.

민병기 기자 mingmi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