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MB) 정부 시절 경찰의 댓글 공작 의혹과 국군 사이버사령부의 ‘블랙펜(Black Pen) 작전’ 개입 여부를 자체 수사 중인 경찰이 17일 본청 서울지방경찰청 및 경기지방경찰청을 압수수색했다.

경찰청 특별수사단은 이날 오전 9시 수사관 20여 명을 투입해 종로구 내자동에 위치한 서울청 보안부서를 압수수색 중이다. 또 같은 시각 경기 수원 연무동에 위치한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의 보안국 사무실도 함께 압수수색했다. 이날 압수수색은 오후 늦게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앞서 특별수사단은 지난 12일 부산경찰청·광주경찰청 등의 보안국 사무실을 압수수색했으며, 지난달 29일에는 본청 보안국장실과 보안1·2·3·4과 등 10곳에 대해 동시다발적인 압수수색을 실시해 컴퓨터 하드디스크와 이명박 정부 시절 생산한 내부 보고서를 포함한 서류 등을 확보한 바 있다. 특별수사단은 이날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증거물 분석 이후 당시 보안국 지휘·실무 라인에 있던 관계자들을 차례로 불러 관련 사실을 확인할 계획이다.

앞서 경찰청 보안국은 자체적으로 진상조사팀을 꾸려 2011년 이명박 정부 당시 경찰청 보안사이버수사대 요원들이 정부 정책에 반대한 네티즌을 색출하는 군의 ‘블랙펜’ 작전을 지원하고, 특정 성향의 인터넷 댓글을 올려 여론 조작과 정치 개입을 하려 한 정황을 포착했다. ‘블랙펜’은 군사이버사가 정부 정책 등을 비판하는 ‘악플러’ 색출을 위해 펼친 작전으로, 2011년 초부터 2013년 10월까지 종북·반정부·반군 세력 색출을 목적으로 블랙펜 분석팀이 가동됐다. 만일 ‘2012년 국정원 댓글 사건’을 초기 수사한 경찰이 댓글 공작에 관여한 사실이 드러날 경우 파장이 클 전망이다.

김다영 기자 dayoung8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