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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일 伊와 동메달 결정전… 韓아이스하키 이주승 ‘필승’ 다짐

“해외 원정땐 항상 야유 받아
지금은 정반대… 너무 신나”

상대팀, 경기력 대등한 라이벌
소치패럴림픽 패배 설욕 기회
“난 국가대표…멋진 경기할 것”

한국 장애인아이스하키 대표팀이 2018 평창동계패럴림픽 결승 진출이란 목표를 이루지 못했다. B조 2위 대표팀은 15일 강릉하키센터에서 열린 A조 1위 캐나다와의 4강전에서 0-7로 패했다. 스코어가 말해주듯 완패. 하지만 강릉하키센터를 가득 메운 관중은 준결승전이 끝난 뒤 박수갈채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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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승(28·강원도청·사진)은 “관중, 팬, 그리고 국민의 성원에 보답하는 길은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는 것뿐”이라며 “마지막 경기에서도 반드시 감동을 선사하겠다”고 약속했다. 대표팀은 17일 낮 12시 이탈리아와 동메달 결정전을 치른다. 미국과의 마지막 예선에서 0-8, 그리고 4강전에서 캐나다에 져 2연패. 하지만 여전히 사기가 높다. 든든한 우군이 뒤에 있기 때문. 한국과 일본이 맞붙은 B조 예선 1차전엔 6058명, 체코와의 2차전엔 5211명, 미국과의 3차전엔 6588명의 관중이 입장했다. 강릉하키센터의 수용 규모는 1만 명. 장애인아이스하키에 이렇게 많은 관중이 몰린 건 국내에선 처음이다. 이주승은 “해외 원정에선 항상 야유만 받았는데, 지금은 정반대로 늘 응원의 함성이 경기장에 울려 퍼진다”며 “환호성 덕분에 신이 나 힘든 줄을 모른다”고 말했다. 이주승은 “3∼4위전은 열렬한 응원에 보답할 마지막 기회”라면서 “강릉하키센터를 찾는 분들이 실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이탈리아는 세계랭킹 5위, 한국은 3위. 대표팀은 지난해 12월 캐나다에서 열린 챌린지컵에선 예선, 동메달 결정전에서 3-2, 6-3으로 이겼다. 그리고 갚아야 할 빚이 있다. 한국은 2014 소치동계패럴림픽 예선에서 이탈리아에 1-3으로 패하면서 4강에 오르지 못했고 7위에 그쳤다. 당시 이주승은 대표팀 막내였다.

이주승은 뇌와 팔다리 신경을 연결하는 중추신경계 척수에 염증이 생기는 척수염을 안고 태어났다. 태어나서 단 한 번도 두 다리로 서본 적이 없지만 이주승은 튼튼하게 자랐다.

충북대 경영학과에 재학 중이던 2012년 장애인럭비에 입문했고, 2013년엔 아이스하키와 인연을 맺었으며 1년 만에 소치동계패럴림픽 대표로 선발됐다. 하지만 막내였던 탓에 벤치를 지켰다. 이주승은 “4년 전엔 실력이 부족했기에 1분도 투입되지 못했다”면서 “이탈리아는 지고 이기고를 반복하는 라이벌이기에 결코 양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주승은 이제 대표팀의 주축으로 성장했다. 체코와의 예선에선 선제골을 넣어 3-2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대표팀의 주공격수 정승환(32·강원도청)의 뒤를 이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주승이 운동하는 걸 부모는 반대했다. 특히 아이스하키는 격렬한 스포츠. 행여 아들이 다치지나 않을까, 아버지와 어머니는 노심초사했고 만류했다. 이주승은 “부모님께선 평범하게 대학을 다니라고 하셨지만, 끈질기게 설득했다”면서 “럭비로는 국가대표가 될 수 없지만, 아이스하키는 국가대표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주승은 “아이스하키 덕분에 직장에 입사했고 태극마크를 가슴에 달게 돼 이젠 부모님도 좋아하신다”면서 “국가대표로 부끄럽지 않게, 자랑스럽게 행동하고 게임을 치르겠다”고 강조했다.

강릉=허종호 기자 sportsher@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