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에도 독도는 없었다. 적어도 구글이 서비스하는 구글 지도에서는 그렇다. 문제는 구글 지도 서비스가 국내의 거의 모든 기관과 단체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는 데 있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외교부와 통일부는 홈페이지 위치 안내도에 독도 표기 대신 영유권 미상의 ‘리앙쿠르 암초’로 표기해 서비스 중인 구글 지도를 버젓이 올려놓고 있다가 필자의 문제 지적 후 부랴부랴 내렸다. 그렇다면 다른 곳은 어떤가. 외교부 산하 한국국제협력단(KOICA)은 영문 홈페이지에서 위치 안내도를 구글 지도로 제공하고 있다. 동해 부위로 가서 독도를 확대해보면 아예 한글로 ‘리앙쿠르 암초’로 표기되어 있다. 대학 홈페이지를 한번 보자. 민족 대학을 표방하는 고려대 영문 홈페이지 위치 안내도는 어떤가. 독도 부분을 확대해 보면 독도(Dokdo Island) 표기는 온데간데없고 ‘Liancourt Rocks’라고 표기되어 있다. 일본은 독도를 자신의 영토로 만들기 위해 기념일까지 만들고 해마다 기념식에 정부 고위 관리를 보내 관계자들을 격려하고 있다. 2월 22일이 되면 한국 내 수많은 독도 관련 단체들이 일본을 향해 구호를 외치고 시위를 벌이는 게 연례행사가 되어 버렸다.

등잔 밑이 어둡다는 속담이 있다. 외부의 적에게 화를 내고 성토하는 데만 집중한 나머지 우리 내부를 들여다보고 점검하는 데는 무관심했던 것 같다. 땜질식 대응이 아닌 보다 근원적인 대응을 위해 차분히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

김용범·서울 강북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