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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공학·의학’ 3대 한림원 석학들 한목소리

공동 ‘법·제도 개선’ 포럼

“연구 자율성 확대·책임은 강화
현안보다 미래 변화 생각해야”

과학기술·공학·의학 분야 전문가들이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규제 혁신’이 최우선 과제”라고 정부에 조언했다. 우리나라의 까다로운 규제가 창의적이고 생산적인 활동을 저해하고 있어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한국과학기술한림원, 한국공학한림원, 대한민국 의학한림원 등 3개 한림원이 18일 서울 한국프레스센터 외신기자클럽에서 공동 개최한 포럼에서 연경남 과학창의재단 종합·원격교육연수원장, 장석인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지선하 연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한목소리로 이같이 주장했다. 이날 포럼은 ‘4차 산업혁명에 대한 법·제도 개선 방안’을 주제로 열렸다.

과학기술 분야 전문가인 연경남 원장은 “과학기술의 이용에 대해, 단기적 현안 중심이 아니라 미래사회 변화를 고려한 근원적인 활동이 가능하도록 규제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연구 현장의 자율성은 확대하되 책임성은 강화하는 방향으로 규제 정책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우리나라는 과학기술보다 윤리·투명성을 우선시하는 행정적 규제(50.1%)가 연구의 자율성·창의성을 저해하며, 경제적 규제(33.8%)와 사회적 규제(6.8%)가 새로운 기술의 사업화에 걸림돌로 작용한다는 게 연 원장의 설명이다. 연 원장은 법·제도 개선 방향으로 △질적 규제 관리로의 전환 △‘규제 비용 총량제’ 입법화 △‘네거티브 규제 시스템’으로 전환 등을 제시했다.

공학(산업) 분야 전문가인 장석인 위원도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본격 전개 과정에서 공학 및 산업 분야는 신기술과 새로운 경쟁력의 원천을 시장 수요와 현장에서 찾아서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를 위해 선제적인 법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장 위원은 “새로운 산업 발전과 자원으로 주목받고 있는 요소의 생산적 활용을 저해하고 있는 가장 핵심적인 것이 법·제도적 장애 요소”라고 지적했다. 개선이 시급한 분야로 개인정보보호법 및 분야별 특별법, 체세포 복제 배아 연구 및 인간유전체 연구와 관련된 생명윤리법, 혁신 제품 서비스 시장 진입 및 금융 관련 법 제도를 꼽았다.

의학 분야 전문가인 지선하 교수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의료 자체를 산업의 개념으로 바라보는 것이 옳은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의료를 산업으로 볼 경우 긍정적인 측면에서는 질병 진단 치료 정확성 향상, 의료 비용 절감 및 의료 품질 향상, 빅데이터를 활용한 질병 예측도 향상 등을 제시했다. 반면 부정적 측면으로는 무한경쟁 가속화 구도, 경제적 양극화 심화, 사생활 침해, 일자리 상실 등을 꼽았다. 지 교수는 “의료 패러다임 변화에 동반한 의료산업의 기회와 더불어 관련 전망을 종합해 신산업 구축, 재교육, 직업 선택에 대한 가이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용권 기자 freeus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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