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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키크로스 佛 대표 샤피

올림픽 2연패 도전…우승 0순위
슬럼프 벗어나 컨디션 상승세

프랑스 프리스타일스키 스키크로스의 간판 장 프레데리크 샤피(29·사진)의 별명은 ‘국경인’이다.

샤피는 프랑스인인 아버지와 스위스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인구 7000명의 프랑스 소도시이자 스위스와의 접경지역인 부르그생모리스가 고향. 알프스 산맥을 끼고 있는 탓에 2세 때부터 자연스럽게 스키 부츠를 신었고, 프랑스와 스위스를 넘나들며 스키를 즐겼다.

샤피는 알파인스키를 선택했고 특히 기술 종목인 회전과 대회전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하지만 16세이던 2005년 프랑스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탈락했고, 어머니의 조국인 스위스로 건너갔다. 스위스에서도 알파인스키 국가대표가 되지 못한 샤피는 스키크로스로 전향했고, 프랑스로 돌아와 꿈에 그리던 국가대표가 됐다.

프리스타일스키는 에어리얼, 모굴, 하프파이프, 슬로프스타일, 스키크로스 등 5개 세부종목으로 나뉘며 이 중 스키크로스는 유일하게 점수가 아닌 레이스 순위를 따진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선 32명이 4명씩 조를 이뤄 경쟁하고 각 조 상위 2명이 다음 단계로 진출하는 토너먼트 방식으로 진행된다. 결승전엔 최후의 4인이 출전한다.

스키크로스는 다양한 지형지물로 구성된 코스에서 실수 없이 안정적으로, 그러나 빠르게 질주해야 하는 스포츠로 2010 밴쿠버동계올림픽에서 정식종목으로 채택됐다. 올림픽 코스 규격은 총 길이가 1050m이며, 표고차를 130∼250m로 유지해야 한다. 평균 경사는 12도, 슬로프 넓이는 40m, 트랙 넓이는 6∼16m다. 코스 경사, 언덕에서 높고 빠른 점프를 펼쳐야 하기에 부상의 위험이 크며 회전 등의 기술도 요구된다. 한국에선 아직 대표선수가 없을 정도로 낯선 종목이다. 평창동계올림픽에선 휘닉스스노경기장에서 경기가 펼쳐지며, 남자부는 2월 21일, 여자부는 23일 메달의 주인공이 가려진다.

샤피가 프랑스와 스위스를 오가면서, 종목을 변경하면서 대표팀에 집착했던 건 동계올림픽에 출전하고 싶었기 때문. 샤피는 “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다면 프랑스대표팀이든 스위스대표팀이든 내겐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곱지 않은 시선이 몰렸다. 국가에 대한 충성심과 자부심이 높기로 소문난 프랑스인들에게 샤피의 ‘오락가락’ 이력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하지만 샤피는 출중한 기량과 빼어난 성적을 거두면서 ‘프랑스의 영웅’으로 자리매김했다. 샤피는 프랑스인으론 최초로 세계선수권대회(2013년) 스키크로스에서 우승했고, 이듬해 소치동계올림픽에서도 역시 프랑스 최초의 스키크로스 금메달리스트가 됐다. 특히 소치동계올림픽에선 대표팀 동료인 아르노 보볼렌타(30), 조나단 미돌(30)과 1∼3위를 휩쓸어 프랑스가 들썩였다. 프랑스가 동계올림픽에서 단일 종목 금, 은, 동을 ‘독식’한 건 처음이었다. 샤피는 국제스키연맹(FIS) 월드컵에서 통산 15승을 챙겼으며 스키크로스 사상 처음으로 지난 시즌까지 3회 연속 세계랭킹 1위를 유지했다.

샤피는 지난 15일 스웨덴 이드레 피엘에서 열린 2017∼2018시즌 FIS 월드컵 프리스타일스키 남자 스키크로스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며 올림픽 2연패를 위한 예열을 마쳤다. 샤피는 앞선 5차례 월드컵에서 우승 없이 3위에 2차례 올라 “큰 무대를 앞두고 슬럼프에 빠졌다”는 지적을 받았다. 샤피는 “점점 컨디션이 살아나고 있다”며 “평창동계올림픽에선 내 앞에 아무도 없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올 시즌 세계랭킹 2위인 샤피의 평창동계올림픽 최고 라이벌 마르크 비쇼프베르거(26·스위스)다. 비쇼프베르거는 올 시즌 월드컵에서 두 차례나 금메달을 목에 걸며 세계 1위를 달리고 있으며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올림픽 데뷔 무대를 치른다. 샤피는 “경험에선 내가 앞설 것”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FIS는 “운이 따라 좋은 성적을 거두는 예도 있지만, 스키밖에 모르는 바보인 샤피에겐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샤피의 근성을 칭찬했다.

손우성 기자 applepi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