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남북 수석대표인 천해성(오른쪽) 통일부 차관과 전종수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부위원장이 17일 판문점 남측지역 평화의집에서 열린 평창동계올림픽 북한 대표단 참가와 관련한 실무회담 종결회의에서 악수하고 있다. 통일부 제공

분주한 일정… 대화 가속

평창올림픽 개막 이전까지
최소 6차례 상호방문·접촉
예술단실무회담·군사회담도
정부, 교류 모멘텀 지속 주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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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은 17일 실무회담에서 북한 대표단의 평창동계올림픽 파견과 관련한 사안뿐 아니라 남북 스키 선수단의 마식령스키장 공동 훈련과 금강산 남북 합동 문화행사 등 파격적인 수준의 교류에 대한 합의까지 도달했다. 이날 발표된 공동보도문에 담긴 사안을 이행하기 위해 남북은 평창올림픽 개막까지 적어도 6차례의 상호 방문과 교류를 진행하게 된다. 이에 더해 평창올림픽 기간 한반도 군사적 긴장 완화와 군사분계선(MDL) 통행 문제 논의를 위한 남북 군사회담이 열리고, 북한 예술단 파견을 위한 남북 실무회담도 별도로 진행된다. 1월 말부터 2월 초까지 동시다발적인 남북 교류·협력 일정이 숨 가쁘게 펼쳐지는 것이다.

현재 가장 코앞에 다가온 일정은 23일 우리 정부 당국의 북한 금강산과 마식령스키장 사전 점검을 위한 방북이다. 정부 당국은 금강산 남북 합동 문화행사를 위해 행사에 참여할 시민단체와 예술단체 등 관계자를 포함한 점검단을 꾸릴 예정이다. 마식령스키장 방문은 우리 측 스키 선수단의 훈련 인프라를 점검하기 위한 방문으로, 훈련이 어떤 방식으로 이뤄질지는 현장 점검이 이뤄진 후 결정될 전망이다.

우리 측 점검단이 방북을 마치고 귀국하는 25일에는 북한 선발대가 방남해 현지 시설을 점검하게 된다. 2월 1일에는 북측 선수단이 입국하고, 7일에는 응원단과 태권도시범단·기자단 등 수백 명의 방남이 이어진다. 이와 별도로 140여 명의 북한 예술단도 판문점 육로를 통해 서울과 강릉을 방문하게 된다. 평창올림픽이 막을 내리면 3월 9일부터는 150명으로 예상되는 북한 패럴림픽 대표단의 한국 방문도 예정돼 있다. 패럴림픽이 종료되는 3월 18일까지 두 달간 남북 교류 일정이 빼곡하게 채워져 있는 셈이다.

정부는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한 남북교류의 물꼬가 평창 이후에도 이어질 수 있도록 모멘텀을 찾는 데 주력하고 있다. 17일 남북 실무회담에서 금강산 합동 문화행사와 마식령스키장 남북 스키선수 공동 훈련을 우리 측이 먼저 제안해 공동보도문에 담아낸 것도 이런 노력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2008년 박왕자 씨 피살 사건 이후 금강산에는 우리 국민의 발길이 완전히 끊어졌다. 금강산 문화행사를 통해 금강산에 대한 우리 국민의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한편, ‘이산가족 상봉’의 주무대가 금강산이라는 점에서 향후 ‘이산가족 상봉’ 논의를 재개할 계기를 마련한 셈이다. 북한은 우리 측의 이산가족 상봉 회담 요구에 중국 식당 탈북 여종업원 송환을 전제조건으로 내세워 논의를 거부하고 있다. 이에 더해 평창올림픽 기간 수 년간 단절된 상태였던 경의선·판문점·동해선 등 남북 간 3개 육로가 모두 복원될 전망이다.

김영주 기자 everywher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