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평창동계올림픽 북한 대표단 참가 문제 등을 논의할 남북 차관급 실무회담에 나서는 우리 측 대표단 수석대표인 천해성(가운데) 통일부 차관이 17일 오전 서울 삼청동 남북회담본부에서 회담장인 판문점 남측 평화의집으로 떠나기 앞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김낙중 기자 sanjoong@

- 오늘 차관급회담 4大쟁점

역대최대 규모 비용부담 문제
예술단 경제지원 적절성 여부
최룡해·김여정 제재대상 논란

남북은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을 23일 앞둔 17일 판문점 남측 지역인 ‘평화의집’에서 북한 대표단 참가 문제를 논의하는 남북 차관급 실무회담을 시작했다. 이날 회담에는 남북은 북한 대표단의 규모와 참가 비용 부담, 북한 고위 대표단 인사, 대표단 방남 경로, 남북 개회식 공동입장 및 한반도기 사용 등 4대 쟁점 등 대부분 사항을 결정한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이날 오전 서울 삼청동 남북회담본부에서 천해성 통일부 차관을 수석대표로 하는 우리 측 대표단을 만나 “오늘 예술단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에 대한 실무협의가 있는데 그동안의 협의 과정을 보면 북한 측도 상당히 진지하고 나름대로 잘 준비된 그런 입장에서 협의에 임하고 있다”며 “현재까지는 여러 가지 사항들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잘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세부사항에 들어가면 서로 입장이 꼭 같은 건 아닐 수 있다”며 “서로 잘 치러보자는 마음으로 풀어나가야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회담에 많은 쟁점 사항이 다뤄질 것임을 시사한 것이다.

가장 쟁점이 되는 부분은 북한 대표단 규모와 비용 부담 문제다. 정부는 기존에 방남을 합의한 예술단 140여 명에 북한 고위급 대표단과 선수단, 응원단, 참관단 등을 더할 경우 대표단의 규모가 역대 최대인 400∼500명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북한 선수단의 체재 비용 등 일부를 지원하더라도 우리 측이 나머지 대표단 수백 명의 숙박과 이동, 식대 등을 부담하는 것으로 결론 내려질 전망이다. 문제는 이 비용 지원이 국제사회가 진행 중인 대북제재에 어긋나지 않도록 하는 묘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점이다. 한 국책 연구기관 관계자는 “선수단이나 응원단에 대한 편의 지원은 올림픽의 성공 개최라는 차원에서 예외로 한다 해도 대규모 예술단에 대한 경제 지원이 대북제재 국면에서 적절한지는 논란이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북한 2인자인 최룡해 노동당 부위원장이나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선전선동부 부부장이 고위급 대표단에 포함될지도 주목된다. 최 부위원장과 김 부부장은 각각 우리 정부와 미국의 독자제재 대상이어서 대표단에 포함될 경우 대북제재 위반 논란을 불러올 수 있다. 하지만 이들이 참석할 경우 미국 고위 대표단장으로 오는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만나 북·미 대화 시발점을 만들 수 있다.

북한 대표단이 예술단과 함께 판문점을 통해 방남할지도 주요 논의 대상이다. 북한은 3개월 전 오청성 하사가 판문점을 통해 귀순한 뒤 판문점 주변 지역의 무장과 경비를 강화한 상태다. 개회식 공동입장과 한반도기 사용 여부도 이날 결론이 날 가능성이 크다. 정부 당국은 공동입장·한반도기 사용으로 입장을 정한 상태지만, 우리 선수단이 태극기를 들어야 한다는 반대 여론도 만만치 않아 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영주 기자 everywher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