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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70) 61장 서유기 - 23

기사입력 | 2017-12-16 12:30

이태리식 클럽이다. 오후 9시 반, 8시부터 시작된 저녁 식사가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 원탁에 둘러앉은 사람은 넷, 서동수와 김기철, 마르코도 비서실장 안토넬로를 대동했다. 식사에 포도주를 곁들인 스파게티, 각 지방의 특산이라는 요리가 계속해서 나온다. 마르코가 좋아한다는, 뱀장어를 토막 내 양념해서 찐 요리는 서동수도 맛있게 먹었다. 끝없는 농담과 사업 이야기를 이어가면서 먹는 사이에 시간도 가고 음식 접시도 비워진다. 맛이 있기 때문에 저절로 손이 가는 것이다. 그때 술잔을 든 마르코가 말했다.

“형제, 이제 배가 든든해졌으니까 우리, 옆방으로 가지.”

“옆방에는 뭐가 있는데?”

“술 한잔 마시면서 소화를 시키자는 거야. 로마에 왔으니 로마법을 따라야지.”

마르코가 자리에서 일어서며 웃었다.

“준비시켜놓았어, 형제.”

“좋아.”

냅킨을 내려놓은 서동수가 따라 일어섰을 때 김기철이 말했다.

“저는 나중에 모시러 오겠습니다.”

안토넬로와 함께 빠진다는 눈치였기 때문에 서동수는 머리만 끄덕였다. 마르코를 따라 옆방으로 들어선 서동수가 빙그레 웃었다.

“마르코, 대단하군.”

방 안은 영화에서 본 로마 시대 궁전처럼 꾸며놓았다. 대리석 바닥, 대리석 기둥, 황금빛으로 뒤덮인 장식물, 붉은 커튼이 쳐진 방 안에는 10여 명의 여인이 앉거나 서 있었는데 분위기가 자연스럽다. 서넛은 서서 이야기하는 중이고 서넛은 작은 분수대 주위를 거닐고 있다. 서넛은 소파에 앉아 이야기하다가 깔깔 웃었다. 그리고 그녀들 모두가 로마 시대의 복장이다. 치렁치렁 늘어뜨린 옷은 화려했고 맨발에 샌들을 신었다. 소매가 없는 옷이어서 미끈한 팔이 다 드러났다. 멈춰선 서동수가 홀린 듯한 표정으로 둘러 보았지만 아무도 시선을 보내지 않는다. 옆에 선 마르코는 그런 서동수를 보면서 벙글벙글 웃었다.

“형제, 내가 유라시아 클럽 흉내를 냈어. 유라시아 클럽의 로마식이야.”

“훌륭해, 마르코.”

“형제는 지금부터 로마 황제가 되는 거야. 저 여자들은 황제의 부름을 기다리는 귀부인들이지.”

“아름답군.”

“선발하는 데 고생을 좀 했어. 예행 연습을 세 번이나 했다고.”

“연습하는 동안 세 번 다 건드렸겠군. 마르코.”

“참을 수가 없었지.”

“누구야?”

“저기 분수 밑에 쪼그려 앉은 여자.”

“역시 여자 보는 눈이 높군, 마르코.”

“내가 운영하는 모델 학원의 모델들이야. 모두 선발된 것에 자부심을 갖고 있다네.”

“저 여자들한테 시에라리온 북부 지역 광산 채굴권을 받아야 한다는 이야기도 했어?”

“에이, 거기까지는.”

쓴웃음을 지은 마르코가 서동수의 손을 끌고 방 중앙에 놓인 황금빛 소파로 다가가 앉았다. 옆쪽에 앉아 이야기하던 여자 둘이 잠깐 말을 멈췄다가 다시 계속했다. 그때 마르코가 말했다.

“형제여, 마음에 드는 여자를 만져. 그럼 그 여자가 꿈에서 깬 것처럼 형제를 상대하게 될 거네.”

서동수가 숨을 들이켰다. 기발한 방법이다. 머리를 든 서동수가 주위를 둘러보았다. 어느덧 여자들이 조금씩 다가와 있다. 꿈에서 깨어나기를 기다리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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