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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7일 새 사장 선임前까지
드라마본부 결정권 제동 걸려

파업 끝났지만 후속작 ‘스톱’
광고단가 하락 가능성 커져

‘드라마 명가’라 불렸던 MBC가 내년 초 대규모 결방 사태를 맞을 위기에 놓였다. 2018년 2월을 전후해 대중의 관심도와 광고 단가가 가장 높은 월화극, 수목극 미니시리즈를 일정 기간 중단한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어 “MBC 드라마 라인업이 무너질 수 있다”는 조심스러운 관측이 나오고 있다.

MBC는 27일 새 월화극 ‘투깝스’(사진)를 시작한 데 이어, 12월6일에는 새 수목극 ‘로봇이 아니야’를 편성했다. 하지만 후속작에 대한 윤곽은 드러나지 않았다. 몇몇 작품이 준비되고 있었으나 현재는 ‘올 스톱’ 상태다. MBC 관계자는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에서 12월7일 신임 사장 선임 전까지 기존 경영진의 업무 진행에 제동을 걸어 드라마본부에서도 어떤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며 “파업은 끝났으되 일은 하지 못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드라마 결방은 광고 수급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MBC 광고를 집행하는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코바코) 기준으로 월화, 수목미니시리즈의 15초 광고 1개 당 단가는 1350만 원. ‘무한도전’(1320만 원)보다 높다. 하지만 결방 사태가 발생하면 광고 수급이 어려워진다. 코바코 관계자는 “내년 초 MBC 주중 미니시리즈 결방 가능성에 대해서는 들었지만 편성은 방송사 고유 영역이라 우리가 확인할 수 없다”면서도 “스타들이 대거 출연하는 드라마가 결방된다면 해당 시간대의 광고 단가가 하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했다.

대중적 관심도가 높은 예능본부와 드라마본부가 엇박자를 내는 것에 대해 내부적으로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예능본부의 경우 ‘무한도전’, ‘라디오스타’, ‘나 혼자 산다’ 등 주요 프로그램이 빠르게 제 궤도를 찾았고, 29일 첫 선을 보인 파일럿 예능 ‘전지적 참견 시점’도 호평받고 있다.

반면 MBC 드라마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드라마의 경우 외주 제작 시스템으로 운영되며 파업 중에도 방송을 지속하려 노력했으나 시간대 변경과 연속 방송 등 파행 편성이 계속되며 하강 곡선을 그렸다. 28일 종방된 ‘20세기 소년소녀’는 급기야 1%대 시청률까지 떨어졌다. 이런 상황에서 내년 초 공백 사태를 맞아 KBS, SBS에 주도권을 내주며 시청률 격차가 벌어지면 좇아가기 조차 버거울 것이란 부정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MBC 드라마본부 관계자는 “하루 빨리 드라마를 연출하고 싶은 의지를 갖고 있는 PD들은 있지만 요즘 같은 분위기 속에서 누구 하나 선뜻 나서지 못하고 있다”며 “새해부터 결방 사태가 빚어진다면 MBC 정상화를 외치던 목소리는 힘이 빠질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