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체육관광부는 국내 문학 진흥의 핵심거점이 될 국립한국문학관 건립을 위해 문학계, 환경 시민 단체, 도시 계획 전문가, 서울시와 국토교통부 등이 참여하는 국립 한국문학관 설립 추진위원회를 구성할 계획이라고 23일 밝혔다.

이우성 문체부 문화예술정책실장은 이날 서울 시내 식당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국립한국문학관 건립, 특히 부지 선정을 둘러싼 이견을 조정하기 위한 설립추진위원회를 구성해 조정과 합의를 이끌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문체부는 한국문학관 설립추진위를 이르면 다음 주 발족할 예정이며, 한국문학관 건립 부지는 의견 수렴 등을 거쳐 늦어도 내년 6월까지 확정해 발표할 계획이다.

이에 앞서 문학·언론·출판계 인사들로 구성된 문체부 자문기구인 문학진흥정책위원회는 지난 8일 한국문학관 건립 최적 후보지로 서울 용산 국립중앙박물관 부지를 3차례 심의를 거쳐 의결한 사실을 공개했다. 하지만 서울시는 국립중앙박물관 부지는 용산 주한미군기지 부지의 전체 공원화를 전제로 조기 반환받은 곳으로 “문학관을 허가하면 온전한 생태역사문화공원을 짓겠다는 당초 계획과 정면으로 충돌하게 된다”며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이 실장은 “문학계 의견이 모인 중앙박물관 부지를 현재 유력한 대안으로 무겁게 검토하고는 있으나 문학진흥정책위의 의결이 곧 건립 부지의 확정을 의미하진 않는다”며 “설립추진위를 통해 서울시에서 염려하는 사항까지 고려해 같이 논의하면서 문제를 풀어가겠다”고 말했다. 이 실장은 “열린 마음으로 각 기관과 이해 관계자들의 의견을 청취하고 이견을 해소해 문학계는 물론 국민의 공감을 얻는 문학계 성지로서 한국문학관 건립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실장은 “해당 부지는 이미 오래전부터 문체부의 문화시설(국립민속박물관)이 들어가도록 결정됐던 문체부 소관 국유지로서 용산국가공원 밖에 위치해 있고 공원 내에 추가로 건립되는 시설이 아니다”면서 친환경적인 건축, 문학관의 정신적인 자산 등을 고려하면 문학관이 생태 공원과 배치되지 않는다는 점도 강조했다.

최현미 기자 ch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