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지대 통합’ 맞장구치는 劉… 야권發 정계개편 속도내나

劉 “국민의당·한국당 해체뒤
다시 모이는 것이 제일 최선”
바른정당내 통합 급물살 기류

국민의당 내홍이 분당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을 만큼 심화하면서 바른정당 내에서는 유승민 대표의 중도보수통합 구상에 미칠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안철수 대표를 중심으로 한 국민의당 중도 세력이 박지원 의원 등 호남 중진들과 결별할 경우 중도와 보수를 아우르는 이른바 ‘제3지대 통합론’이 힘을 받을 수 있다는 기대감이 표출되고 있다.

하태경 바른정당 최고위원은 17일 cpbc 라디오에 출연해 국민의당과의 선거연대 가능성에 대해 “거의 기정사실”이라고 밝혔다. 그는 “지금 상황을 보면 국민의당 내에서 합당은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일부 있는데 선거연대는 그렇지 않다”며 “지금 상태에서 선거를 치른다면 어쨌든 한 사람이라도 손을 더 잡는 게 그분들(국민의당)한테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유 대표는 한발 더 나아갔다. 그는 지난 15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국민의당의 경우 안 대표부터 박 의원까지 (이념적) 스펙트럼이 넓지 않으냐”며 “제일 최선은 국민의당도 해체하고, 자유한국당도 해체해서 (제3 지대에서) 모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자신이 생각하는 가장 이상적인 중도보수통합 방식을 설명하며 나온 발언이지만, 이념적 지향이 다른 국민의당 내 호남 세력이 떨어져 나가면 양당 간 통합 논의가 탄력을 받을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는 대목이다.

바른정당은 정운천·오신환 의원을 ‘소통 창구’로 삼아 국민의당과의 연대 및 통합 논의를 이어갈 방침이다.

유 대표는 앞서 양당 간 통합의 최대 걸림돌로 꼽혀 온 햇볕정책에 대한 입장 등에서 전향적인 접근을 시사하기도 했다. 그는 당 대표 선출 직후 자신이 햇볕정책을 비판했다는 기존의 지적에 대해 “과거가 아닌 미래를 보자고 말한 것”이라며 김대중 전 대통령의 햇볕정책을 부정하는 게 아니라고 강조했다. 또 안 대표와 만난 자리에서도 이른바 ‘호남 배제론’에 대해 “지역주의를 탈피하고 극복하자는 얘기”라고 해명했다.

장병철 기자 jjangbe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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