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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호 이사장 “사퇴 안해”
강규형 교수도 퇴진 압박에
“이사 임기 채우겠다” 밝혀

파업 74일째, 예능프로 결방
‘해피투게더’ 4주째 방송안돼

두 달 넘게 파업이 진행 중인 KBS 프로그램의 결방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이인호(왼쪽 사진) KBS 이사장이 “KBS 사장의 임기 보장은 방송의 자유와 독립성을 지켜내는 데 필요한 마지막 법적 보루”라며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새노조)의 사퇴 압력에 굴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이사장은 15일 임시이사회가 열리기 전 발표한 입장문에서 “방송사가 정치권력의 부당한 간섭을 막아내지 못하고 권력을 견제한다는 명분 아래 방송노조 스스로가 정치권력화 함으로써 방송인들이 방송인으로서의 본분을 망각하기 시작했다”며 “사장에 대한 사원들의 불신임률이 높다 하더라도 이런 복합적인 문제들이 사장과 이사진 퇴출로 해결될 것이라고 볼 근거는 없으며 사장이 노조나 정부의 압력으로 임기 전에 밀려나는, 방송의 자율과 독립성에 직접적으로 저해가 되는 나쁜 선례가 또 하나 추가될 뿐”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문재인 정부에 호소합니다”라며 “법 집행의 엄격성에도 공익성과 형평성이 보장되어야 하는데 권력을 동원한 이런 식의 정신적 압박과 모욕 그리고 감사대상 액수의 몇 배의 비용이 감사요원의 봉급과 활동비로 지출되는 혈세낭비야말로 청산되어야 할 적폐가 아닌가 밝혀주시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일부 이사는 새노조로부터 사퇴 압박을 받고 있다며 고통을 호소하기도 했다. 새노조원들은 이사들의 직장을 찾아가 공개적으로 사퇴를 촉구하는 집회를 벌이고 있다. 현 야권 이사 한 명이 더 사퇴하고 여권 이사가 새롭게 추천되면 여야 과반 구조가 뒤바뀌며 방송문화진흥회의 사례처럼 KBS 이사장 및 사장 해임 의결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강규형(오른쪽) 이사는 이날 이사회에서 “학교를 그만두더라도 KBS 이사의 임기를 채우겠다”고 말했다. 강 이사는 일부 노조원들이 재직 중인 명지대로 찾아와 사퇴를 촉구해 왔으나 이에 굴복하지 않겠다는 뜻을 재차 밝힌 것이다.

KBS 파업이 장기화되면서 자체 제작 비중이 높은 예능 프로그램의 결방도 잇따르고 있다. ‘해피투게더’는 4주째 방송되지 않고 있고, ‘슈퍼맨이 돌아왔다’는 녹화 비축 분량이 바닥나 이번 주부터 결방이 불가피하다. KBS 예능 중 가장 시청률이 높은 ‘1박2일’ 역시 결방이 계속돼 일부 시청자들이 불편함을 호소하고 있다.

하지만 ‘불후의 명곡’, ‘뮤직뱅크’ 등 몇몇 프로그램은 대체 인력이 투입돼 정상 방송을 이어가고 있다. 예능 프로그램 방송이 전면 중단됐던 MBC 파업과는 온도차가 느껴지는 대목이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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