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신 이마에 찢긴 상처 남아
性매매 알선 의혹도 조사

딸 친구(14) 살해 및 시신 유기 혐의를 받는 ‘어금니 아빠’ 이영학(35)이 부인 최모(32) 씨도 살해했거나 자살을 유도 혹은 압박했을 가능성에 대해 경찰이 수사 중인 것으로 16일 확인됐다. 경찰은 그간 이영학 부인 사망 사건에 대해서는 자살 방조 혐의만 적용해왔다.

서울 중랑경찰서는 이날 “지난달 6일 사망한 이영학 부인의 죽음과 관련해 다양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이영학이 부인을 직접 떠밀었거나 자살을 유도하는 등 부인 죽음에 깊숙하게 관여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조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숨진 최 씨의 이마 부분에서 이영학이 낸 상처가 발견된 바 있고, 주변인들의 목격담에 따르면 이영학은 부인의 투신 당시 병원으로 가는 구급차에 함께 타지도 않은 바 있다.

경찰은 이와 함께 이영학의 퇴폐업소 운영 의혹, 성매매 알선 및 기부금 유용 등의 의혹에 대해서도 조사하고 있다. 이영학은 ‘아내를 사랑했다’며 시신에 염을 하며 입을 맞추는 등의 행동을 했지만, 아내로 추정되는 여성이 다른 남성과 성관계를 맺는 동영상을 가지고 있는 등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정황이 드러난 바 있다.

경찰 관계자는 “동영상 화질이 좋지 않아 영상에 등장하는 여성이 아내인지부터 확실히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퇴폐업소 운영 및 성매매 의혹과 관련해서는 이영학의 SNS 등을 기초로 수사를 진행 중이다.

경찰의 초동 수사 부실 논란에 대한 내부 감찰도 진행되고 있다. 경찰은 여전히 “실종 당일 피해자 A 양의 부모가 이영학의 딸(14)과 만났다는 사실을 말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A 양의 어머니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지난달 30일 오후 11시 20분쯤) 실종신고를 할 때 (딸이) 마지막으로 만난 친구 이야기를 하면서 경찰에게 ‘기다려봐라’고 한 뒤, 그 앞에서 11시 49분쯤 (이 양과) 통화까지 했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A 양 실종신고 접수 다음 날인 1일 오후 9시쯤에서야 이 양의 존재를 알게 됐다고 밝힌 바 있다.

김현아·조재연 기자 kimhah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