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野에 합의처리 협조 호소
한국당 “직권상정하라” 주장
국민당 “4당 합의 없인 안돼”

‘캐스팅보트’ 국민당 의총 결과
오후 원내대표회동에 영향줄듯

여야가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 임명동의안 처리를 놓고 끝 모를 줄다리기를 이어가고 있다. 당장 인사청문 심사경과보고서 작성 형식에서부터 여야 4당이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적격·부적격 의견을 병기하더라도 보고서를 여야 합의로 채택하자는 입장이고 최근 추미애 민주당 대표의 유감 표명으로 태도가 누그러진 국민의당도 보고서 채택에는 찬성하고 있다. 그러나 자유한국당은 적격·부적격 의사를 밝힌 의원 숫자를 함께 기재해 보고서의 취지가 부적격임을 명시적으로 밝히지 않을 바에는 차라리 보고서 채택 없이 국회의장이 임명동의안을 직권상정하라는 입장이다.

이 같은 대치 국면에서 여야 4당 원내대표가 정세균 국회의장 주재로 이날 오후 회동하기로 하면서 양승태 대법원장 임기 만료(24일) 전 김 후보자 임명동의안 처리를 위한 합의안이 도출될지 주목된다. 정우택 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부적격한 인물을 갖고 무리하게 정치적 꼼수를 쓰고 표결을 밀어붙인다면 결과가 결코 여당 뜻대로 되지 않을 것을 경고한다”고 여당을 압박했다. 국민의당은 여야 4당 합의 없는 보고서 채택에는 일단 부정적이다. 인사청문특위의 이용주 국민의당 의원은 “사법부 수장과 관련한 중요 사안인데 원내교섭단체 중 일부가 빠진 상태에서 채택하는 건 부적절하고 의회 민주주의 원칙에도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인사청문특위 위원장인 주호영 바른정당 원내대표가 이날 “청문 보고서를 채택할 수 있도록 조정 중재하겠다”고 밝혔지만, 특위가 막판까지 채택에 실패할 경우 직권상정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캐스팅보트를 쥔 국민의당은 이날 오후 의원총회를 통해 청문 보고서 채택 및 본회의 개최 여부 등 당 방침을 정하기로 했다.

국민의당 의총 결과는 이날 오후 예정된 여야 4당 원내대표 회동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민주당 지도부는 전날 유감 표명에 이어 이날도 야당의 협조를 호소했다. 우원식 원내대표는 “목전에 닥친 사법부 대혼란을 감안해 초당적으로 결단해줄 것을 야당에 호소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야당 의원들에게 전방위로 전화를 돌리며 김 후보자에 대한 협조를 요청하는 등 본회의 통과를 위한 표 대결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에 대해 한국당은 여당이 김 후보자 처리를 야당에 강요·회유하고 있다며 이는 ‘정치공작’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한국당은 이날 의원들에게 해외 출장 금지령을 내리는 등 당력을 집중해 부결을 끌어낸다는 구상을 하고 있다.

김동하·이근평 기자 kdhah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