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일수록, 나이 많을수록, 직급 높을수록 직장 내 폭력 행사 의도 커

나이가 많고 직급이 높은 이른바 ‘꼰대’(기성세대를 뜻하는 은어) 남성일수록 직장 내 폭력 주범인 경우가 많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7일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대학원생 이장욱 씨의 박사학위 논문 ‘화이트칼라 근로자의 직장폭력 가해 의도’에 따르면 남성이면서 나이가 많고 직급이 높을수록 직장에서 폭력을 행사하려는 의도가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이 씨는 여론조사기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올해 1월 16∼23일 수도권 소재 대기업과 중견·중소기업에 근무하는 근속 기간 1년 이상 화이트칼라 직장인 517명을 대상으로 직장폭력 요인과 관련한 온라인 조사를 시행해 이 같은 결과를 도출했다.

이 씨는 “직장 내 폭력을 막기 위해서는 제도 개선이 아니라 사무실 분위기를 바꾸는 게 중요하다”고 제언했다. 실제 연구결과, 사무실 분위기(구성원 폭력수용 정도)가 직장 내 물리적 폭력에 미치는 영향 값은 0.186으로, 개인의 분노 성향(0.163)보다 높게 나타났다. 사규 등 사내 정책을 통한 경영진의 폭력 통제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영향이 없었다. 이 씨는 이와 관련, “주변 동료들이 자신의 행동을 용납·묵인해줄 것이라는 인식이 크게 작용한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대기업이나 중견·중소기업 등 회사 규모는 직장 폭력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는 변수였다.

이 씨는 “직장폭력을 줄이려면 회사 내에 다양한 심리 훈련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직원 간 자유로운 의사소통을 활성화해야 한다”며 “특히 사무실 분위기를 좌우할 수 있는 부장급·팀장급 중간관리자를 대상으로 ‘직장폭력 예방 훈련’을 강력히 시행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최준영 기자 cjy3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