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지역 名所로… 지난 11일 오후 전남 순천시 ‘청춘창고’를 찾은 방문객들이 저녁식사를 마친 후 버스킹공연을 관람하고 있다. 순천시 제공

청년기본조례 등 기반 마련
미곡창고가 ‘창업공간 변신’
식사와 버스킹 등 공연 함께

웃장·아랫장 전통시장 상생
관광객 늘어 지역경제 활기
구도심 빈점포엔 ‘챌린지숍’

전남 순천시는 31일 경기 일산 킨텍스에서 열리는 ‘2017 행정홍보대전:일자리·지역경제 박람회’에서 ‘종합세트’를 연상케 할 정도로 다양한 일자리 정책을 소개한다. 순천시는 지난해 ‘청년 기본조례’와 ‘청년 일자리 창출촉진에 관한 조례’를 제정해 청년의 지역 정착과 일자리 창출에 온 힘을 기울여 왔다. 그 결과를 이번 행정홍보대전에서 다른 지방자치단체와 공유하며 한 단계 업그레이드할 계획이다.

순천시의 청년 일자리 시책 중 으뜸가는 성과로는 지난 2월부터 운영 중인 ‘청춘창고’를 꼽을 수 있다. 시는 순천역 주변에 건립된 지 56년 된 미곡보관창고(994㎡)의 효용성이 떨어지자, 이를 리모델링해 청년창업 및 복합문화공간으로 탈바꿈시켰다.

이곳에는 34명의 청년이 운영하는 점포 22개(식음료 14개, 공동 주류창고 1개, 공예디자인 7개)가 입주해 있다. 점포 옆에는 청년들이 다양한 버스킹 공연을 할 수 있는 무대가 설치돼 있다. 식사를 하면서 공연을 볼 수 있는 구조다. 매월 2만여 명이 방문하는 청년창고의 누계 매출은 지난 7월 말 현재 8억5000만 원을 넘어섰다. 이곳에 입주하면 저렴한 임차료를 내고 2년 동안 사업 경험과 노하우를 쌓을 수 있다.

‘청춘 웃장’과 ‘아랫장 야시장’은 전통시장과 상생을 통한 성공적인 청년창업 사례다. 지난 5월 문을 연 청년 웃장은 순천 웃장 국밥 골목 2층에 자리 잡은 15개의 점포로 구성돼 있다. 이곳에서 청년 25명이 공예품, 수제 커피 등을 판매한다. 2015년 12월 문을 연 아랫장 야시장에서는 청년 30명이 21개의 음식점을 운영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두 곳 모두 새로운 명소로 소문나면서 관광객 방문이 이어져 전통시장 활성화에도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도심 상가의 빈 점포를 활용한 ‘청년 챌린지숍’도 지난 5월부터 운영되고 있다. 청년 34명이 17개의 빈 점포에 창업하면서 구도심 상권 붕괴 위기를 막고 도시 재생에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시는 이와 별도로 아이디어와 기술은 있으나 자본이 없어 창업을 망설이는 청년(5개 팀 26명)들을 지원하는 ‘자립기반형 청년챌린지’ 사업도 추진 중이다.

시는 협동조합, 사회적기업, 마을기업 등 사회적경제 실현을 통해 주민 348명(127개 팀)의 일자리를 창출했다. 빈집을 정비해 셰어 하우스(한 집을 여러 입주자에게 임대하는 거주형태)로 활용하는 ‘고쳐드림 협동조합’, 업사이클링(재활용품에 디자인 또는 활용도를 더해 그 가치를 높인 제품) 공예품을 제조·판매하는 ‘두레 아트’, 원도심 골목 여행을 주선하는 ‘도시여행협동조합’, 도시락카페를 운영하는 ‘중앙동 동네부엌사업단’ 등 10여 개 단체가 참가하고 있다.

시는 이 밖에도 순천만국가정원의 필요사업인 조경·화훼·잔디·시설 등 유지 관리를 위해 연간 100여 명의 노년층을 고용하고 있다.

순천 = 정우천 기자 sunshin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