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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행·촬영 강요” 김기덕 被訴
곽현화도 “무단노출” 감독 고소
잇단 말썽에 영진위 실태조사

영화계가 베드신과 노출 장면 촬영 등을 둘러싸고 감독과 여배우 간 갈등이 잇달아 불거지자 대책 마련을 위해 고심하고 있다.

4일 영화계에 따르면 영화진흥위원회는 ‘영화인의 성평등 환경 조성을 위한 성폭력(성차별) 실태조사’를 진행 중이다. 유관 단체들은 오는 10월쯤 이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영화계 성폭력 대응기구를 구성하는 방안을 구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영화계에서는 감독과 여배우 간 불미스러운 사건이 잇따라 제기됐다. 해외영화제에서 굵직한 상을 수차례 받으면서 국내외에 널리 알려진 김기덕(사진) 감독이 2013년 개봉한 영화 ‘뫼비우스’를 촬영하는 과정에서 뺨을 때리고 베드신을 강요했다는 이유로 한 여배우에게 고소당했다. 이 여배우는 ‘뫼비우스’를 촬영하던 중 김 감독에게 뺨을 맞았고, 대본에 없는 베드신 촬영을 강요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당시 이 여배우는 촬영 초기 하차했고 다른 여배우가 1인2역으로 그 역을 맡아 촬영을 마쳤다.

이와 관련, 김 감독은 3일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당시 심하게 부부싸움을 하는 장면을 촬영 중 상대 배우의 시선 컷으로 배우를 때렸거나, 아니면 제 따귀를 제가 때리면서 ‘이 정도로 해주면 좋겠다’고 실연을 해 보이는 과정에서 생긴 일이며, 약 4년 전이라 정확한 기억은 안 난다”며 “폭력 부분 외에는 시나리오상에 있는 장면을 연출자의 입장에서 최선을 다해 촬영하며 생긴 오해다. 어쨌든 그 일로 상처받은 그 배우에게 진심으로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이에 앞서 배우 곽현화는 주인공으로 참여했던 영화 ‘전망 좋은 집’의 이수성 감독과 긴 법정 다툼을 벌였다. 곽현화는 원치 않는 가슴 노출 장면을 ‘감독판’을 통해 공개했다며 이 감독을 성폭력처벌법 위반 혐의로 형사고소했다. 해당 장면을 공개하지 않기로 합의해 영화 개봉 당시에는 삭제했으나, 이 감독이 IP(인터넷)TV에 감독판을 내놓으며 상의 없이 해당 장면을 삽입했다는 주장이다. 올해 초 법원은 1심에서 이 감독에게 무죄를 선고했으며 2심 판결을 앞두고 있다.

지난해에는 한 여배우가 2015년 영화 촬영 도중 상대 남자 배우가 대본과 달리 자신의 속옷을 찢고 성추행을 했다며 이 남자 배우를 강제추행치상죄로 고소했다. 그해 12월 열린 1심 재판에서 재판부는 이 남자 배우에게 무죄를 선고했고 현재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한 영화계 관계자는 “예술이라는 미명 아래 영화 촬영 현장에서 적잖은 성폭력이 자행되고 있다”며 “서로의 엇갈린 주장을 입증하기 힘든 사안이지만 보다 체계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또 다른 피해자가 발생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


[정정보도문]영화감독 김기덕 미투 사건 관련 보도를 바로 잡습니다.

해당 정정보도는 영화 ‘뫼비우스’에서 하차한 여배우 A씨측 요구에 따른 것입니다.

본지는 2017년 8월 3일 <김기덕 감독, 여배우에 피소…“촬영중 폭행·베드신 강요”>라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한 것을 비롯하여, 약 12회에 걸쳐 “영화 ‘뫼비우스’에 출연했으나 중도에 하차한 여배우가 김기덕 감독으로부터 베드신 촬영을 강요당했다는 내용으로 김기덕을 형사 고소했다”고 전하고, ‘위 여배우가 김기덕으로부터 강간 피해를 입었다’는 취지로 보도하였습니다. 아울러 ‘위 여배우가 주장한 김기덕 감독이 남자배우의 특정 신체를 만지도록 한 강요는 메이킹필름을 통해 사실이 아님이 확인됐다’는 취지로 보도하였습니다.

그러나 사실 확인 결과, ‘뫼비우스’ 영화에 출연하였다가 중도에 하차한 여배 우는 ‘김기덕이 시나리오와 관계없이 배우 조재현의 신체 일부를 잡도록 강요하고 뺨을 3회 때렸다는 등’의 이유로 김기덕을 형사 고소하였을 뿐, 베드신 촬영을 강요하였다는 이유로 고소한 사실이 없고, 배우 조재현의 신체 일부를 잡도록 강요한 사실과 관련해서는 메이킹필름이 제작된 사실도 없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그리고 위 여배우는 김기덕으로부터 강간 피해를 입은 사실이 없고, 김기덕으로부터 강간 피해를 입었다고 증언한 피해자는 제3자이므로 이를 바로잡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