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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군함도’서 탈출 선봉役… 한류스타 소지섭

현지 역풍 우려에도 홍보활동
“인기 연연하면 아무것도 못해
일부 팬들 오히려 응원 보내”


“일본팬들이 올바로 판단해줄 것이라 믿습니다.”

일제강점기 말 일본 나가사키(長崎)현 하시마(端島)섬에 강제 징용된 조선인들의 탈출기를 담은 영화 ‘군함도’(감독 류승완)를 소개하는 배우 소지섭(사진)의 의지는 결연했다. 대표적 한류스타로서 일본에서 높은 지지를 받고 있는 그가 일본의 ‘불편한 진실’을 파헤친 작품을 소개하는 것은 자칫 역풍을 맞을 수도 때문이다. 하지만 ‘한류스타’이전에 ‘한국배우’로 평가받겠다는 그는 “시나리오를 읽기 전까지 군함도에 대한 역사를 몰랐다는 것이 창피하다”며 “우리의 아픈 역사를 한번쯤 되돌아볼 수 있다는 측면에서 ‘군함도’라는 세 글자가 주는 무게감이 대단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많지 않은 제 일본팬들도 오히려 응원을 보내주고 있다. 그들도 올바른 판단을 해주리라 믿는다”며 “인기에 연연하며 작품에 접근하면 스트레스만 받다가 결국 아무 것도 하지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소지섭은 극 중 조선 건달 최칠성 역을 맡았다. 처음 군함도에 들어왔을 때는 조선인들 위에 군림하지만 결국은 자신이 이끄는 무리와 함께 조선인들의 군함도 탈출을 돕는 선봉에 선다. 그 과정에서 그가 보여주는 고난도 액션 연기 역시 일품이다. 소지섭은 “류승완 감독에 대한 믿음으로 이 영화를 선택했다. 류 감독은 영화에 미친 사람이었는데, 그렇기 때문에 이 영화가 마무리될 수 있었다”며 “황정민 선배, 송중기 등과 멀티 캐스팅된 영화라 편할 줄 알았는데 막상 해보니 서로 밸런스를 맞추고 기대며 가야 한다는 점에서 쉽지 않았다”고 털어놓았다.

‘군함도’는 소지섭의 40대를 여는 영화다. 스스로 “나이 먹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라 칭한 그는 ‘군함도’에서 대사 보다는 한층 깊어진 눈매와 몸짓으로 웅변한다. 영화 ‘회사원’이후 5년 만에 장편 상업 영화를 내놓는 소지섭의 목표치는 1000만 명. 평소 겸손하기로 소문난 그가‘1000만’이라는 숫자를 꺼낸 이유는 남다르다.

“제게 타이틀은 그리 중요하지 않습니다. ‘1000만 배우’라 어깨에 힘을 주고 싶은 생각도 없고요. 하지만 ‘군함도’의 손익분기점이 1000만 명이더군요. 그에 걸맞은 평가를 받아야 고생한 스태프들이 적절한 보상을 받고, 이런 영화가 또 제작될 수 있지 않을까요?”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