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8·9 등 3種 모두에
아직 삼성 OLED패널 쓰지만
‘반전 카드’로… 업계 경계령

“지금은 어쩔 수 없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밀겠지만….”

삼성전자가 주도해 온 OLED 스마트폰 시장에 애플이 뒤늦게 뛰어들고 있다. 핵심 부품인 디스플레이 분야의 기술력 격차로 인해 애플이 삼성전자에 주도권을 내준 모양새다. 하지만 애플은 ‘대반전’을 위한 ‘히든 카드’로 ‘마이크로 LED’라는 차세대 디스플레이 양산을 시도하고 있어 국내 전자 업계에 ‘경계령’이 내려지고 있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액정표시장치(LCD) 스마트폰으론 경쟁력이 없다고 판단, 올해와 내년에 각각 출시하는 아이폰8과 아이폰9에 OLED를 본격 적용할 계획이다. 특히 내년에 출시할 아이폰9(가칭) 시리즈 3종에 모두 플렉시블 OLED 패널을 탑재한다. 본래 2종에만 OLED 패널을 적용할 계획이었지만 최근 전 모델 적용으로 방향을 튼 것이다. 앞서 오는 9~10월 공개예정인 10주년 기념작인 아이폰8 모델에 OLED를 처음 탑재키로 한 상황이다.

패널 제조사 삼성디스플레이는 애플 수주량이 애초 예상보다 커져 올해 9000만 대, 내년에는 최소 1억8000만 대의 OLED패널을 공급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애플은 차세대 디스플레이 시장에 직접 뛰어들면서 ‘절치부심’하고 있다.

이와 관련, 안종현 연세대 전기·전자공학부 교수는 최근 “애플이 ‘마이크로 LED’에 대한 야심이 큰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면서 “이를 위해 관련 특허를 보유한 럭스뷰 테크놀로지를 2014년 인수한 데 이어 대만에 연구개발센터를 구축하고, 생산공장까지 세우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말했다.

애플은 2018년 애플워치, 2020년 아이폰에 적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안 교수는 전했다.

마이크로 LED는 100억 분의 1m 크기인 ㎛ 단위의 초소형 LED를 뜻한다. OLED와 마찬가지로 자체 발광 소재여서 얇고 가벼우면서도 명암비와 색 재현력, 반응속도가 뛰어나다. 다른 점은 유기물이 아니라 무기물 소재이므로 수명이 길고 전력효율이 우수하며 색 재현력이 뛰어나다.

애플이 마이크로 LED를 앞세워 스마트폰 시장의 트렌드를 선도하겠다는 전략이어서 국내 전자업계의 대응 전략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이관범 기자 frog7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