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측 증거조사 이의신청… 재판부와 신경전

이미지 크게보기두번째 출석 박근혜 전 대통령이 25일 오전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뇌물사건 2회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서울구치소에서 타고 온 호송차에서 내려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남색 사복에 올림머리를 한 박 전 대통령은 23일 1회 공판 때처럼 수갑을 가리개로 덮지 않았다. 김호웅 기자 diverkim@

2회 공판 … 崔 없이 서증조사
朴측 “입증계획 뒤 조사해야”
재판부 “증거 방대해 불가능”

삼성 등 대기업으로부터 592억 원대의 뇌물을 받거나 요구하고·약속받은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된 박근혜 전 대통령 측이 2회 공판에서 증거조사 진행을 두고서도 이의를 제기하는 등 재판부와 신경전을 펼쳤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 김세윤) 심리로 25일 열린 박 전 대통령에 대한 2회 공판은 미르·K스포츠재단에 대한 대기업 출연 과정의 강제모금 등 직권남용·강요 혐의에 관한 서류증거(서증) 조사로 진행됐다. 재판 시작 전 박 전 대통령 측 변호인들은 “공소사실과 관련된 주장이나 입증계획이 끝나야만 증거조사를 할 수 있는데 우리는 그런 절차를 완료하지 못해 증거조사를 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이의신청을 제기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변호인들의 지적은 적절하지만 사건의 증거기록이 방대하고 신문할 증인이 몇백 명이 될 수 있는 상황에서 입증계획과 심리계획을 짠 후 진행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피고인 측 주장을 기각했다.

증인신청을 놓고도 박 전 대통령 측과 재판부 간 신경전이 이어졌다. 박 전 대통령 측은 “이 사건과 관련된 진술자만 432명에 달하고 검찰은 이들의 진술을 공소사실로 한 만큼 증인신청이 상당수 필요하다”고 밝혔다. 반면 재판부는 “추후라도 조사자들의 진술조서를 보고 동의할 의견이 있으면 의견을 내 달라”고 요청했다. 이날 재판은 최순실(61) 씨 사건과 병합심리 되기 이전 재판의 공판 자료에 대한 조사가 진행돼 박 전 대통령만 출석해 재판을 받았다. 박 전 대통령은 1회 공판 때와 같이 남색 정장 차림에 올림머리를 고수했고 수갑 가리개를 하지 않고 법정으로 왔다. 그는 피고인석에서 시종일관 무표정하게 재판 서류를 보다가 변호인들이 의견을 피력할 때는 눈을 감고 듣기도 했고, 재판부가 그를 기립시켜 진술거부권 등의 피고인 권리를 설명해 준 후에는 묵례를 하기도 했다.

이날 재판은 박 전 대통령에 대해서만 진행됐지만 오는 29일부터 최 씨 사건과 병합되며 매주 월요일과 화요일에 증인신문을 열 예정이어서 두 사람은 1주 중 이틀을 법정에서 만나게 된다. 또 재판부는 박 전 대통령의 혐의를 확인하기 위해 이날 열린 서증조사와 같은 방식의 공판을 1주에 1∼2일 추가로 더 진행할 예정이다.

정철순 기자 csjeong1101@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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