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서울=뉴시스】송민순 전 외교부 장관(현 북한대학원대학교 총장)이 24일 오전 서울 종로구 북한대학원대학교로 출근하던 중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용서하지 않겠다’내용도
누가 보냈는지는 안밝혀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이 25일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캠프 측으로부터 ‘협박성’에 가까운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를 받은 것으로 나타나 논란을 빚고 있다.

송 전 장관은 이날 오전 CBS라디오에 출연해 “지금 이게(문 후보가 개입된 의혹 등이) 나오니까 문재인 캠프에서 ‘용서하지 않겠다, 몇 배로 갚아주겠다’, 이런 문자 메시지를 (나한테) 보냈다”며 “(문자 발송자는) 캠프에서 어느 정도 책임 있는 사람”이라고 밝혔다. 송 전 장관은 노무현정부가 2007년 유엔의 북한 인권결의안 표결 때 당시 대통령 비서실장이었던 문 후보의 제안에 따라 북한의 입장을 물어본 뒤 기권 결정을 내렸다는 문건을 폭로했다.

송 전 장관은 문자 메시지의 발송자가 누구인지, 수신 시점이 언제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송 전 장관은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문 캠프에서 나를 고발했는데, 문자가 온 날짜와 (문자를 보낸 사람) 이름을 밝히는 것이 맞는지 좀 더 생각해봐야겠다”면서도 “문자가 온 시점은 최근이고, 그 문자 메시지를 가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지난해 회고록 ‘빙하는 흐른다’가 발간된 시점에서도 문 후보 측에서 전화를 걸어왔다”며 “이게(회고록에 대한 논란이) 이제 갑자기 색깔 종북론으로 비화하고, 제 책이 잘못됐다고 공격을 해 왔다. 저는 그런 면에서는 착잡하다”고 밝혔다.

그는 “내 책은 핵과 통일에 관한 책”이라며 “주변국을 끌어가려면 우리는 지속력 있는 (대북)정책을 써야 된다는 교훈을 위해 책을 썼는데, (문 후보) 지지율이 1위고, 2위고는 이 책의 방향이나 내용과 전혀 상관이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문 후보 선대위 관계자는 “(선대위에) 본부장·부본부장급만 수십 명인데, 이 중 누가 송 전 장관에게 문자를 보냈는지는 송 전 장관이 밝히기 전에는 확인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검찰은 민주당이 송 전 장관을 고발한 사건을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부장 이성규)에 배당했다고 밝혔다.

김만용·민병기 기자 my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