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펜 당선땐 프렉시트 현실화
EU 위원들 “마크롱 꼭 이기길”

프랑스 대선 1차 투표에서 극단주의자들의 선전 가능성에 긴장했던 유럽과 시장은 극우와 극좌 후보 간 결선 투표라는 최악의 상황을 피하는 결과가 나오자 안도하는 분위기다. 결선 투표에 중도를 내세운 사회당 출신 무소속 에마뉘엘 마크롱(39) 전 경제장관과 극우 성향의 마린 르펜(48) 국민전선 대표가 오르고 마크롱 전 장관의 최종 승리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23일 AFP와 AP, dpa,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유럽연합(EU) 주요 지도자들은 이날 대선 1차 투표에서 마크롱 전 장관과 르펜 대표가 결선 투표 진출자로 결정되자 안도하면서 마크롱 전 장관에 대한 지지를 밝히고 나섰다. 장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은 1차 투표 출구조사 결과가 나오자 바로 마크롱 전 장관의 결선 투표 진출을 축하하며 결선 투표 승리를 응원했다.

마르가리티스 시나스 EU 집행위 대변인은 이날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융커 위원장은 (결선 투표에 진출한) 마크롱의 1차 투표 결과를 축하하고, 결선 투표에서도 최선을 다하기를 기원했다”고 밝혔다.

지그마어 가브리엘 독일 외교장관도 마크롱 전 장관의 1차 투표 성공을 축하했다. 요르단을 방문 중인 가브리엘 장관은 이날 dpa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마크롱은 유럽에 대한 편견(반EU 감정) 뒤에 숨지 않은 유일한 친유럽 후보”라며 “그가 새로운 프랑스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는 “마크롱은 훌륭한 대선후보이며, 호감 가는 사람이자 좋은 친구”라고 치켜세웠다. EU 측은 그동안 EU 탈퇴를 내세운 르펜 대표와 극좌 성향의 장뤼크 멜랑숑 좌파당 대표가 결선 투표에 오를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워 왔다.

금융시장도 마크롱 전 장관과 르펜 대표가 결선 투표 진출자로 결정되자 안도 랠리를 보이고 있다. 하락세이던 유로 가치는 이날 상승세로 돌아섰다. 블룸버그 통신 등에 따르면 달러 대비 유로 가치는 2% 가까이 상승하며 1.09달러를 넘겼다. 이는 5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김석 기자 su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