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거기 서라.”

서동수가 말하자 최미정이 세 걸음쯤 간격을 둔 채 멈춰 섰다. 최미정이 알몸으로 서 있다. 방 안의 불을 환하게 켜놓아서 알몸에 눈이 부실 정도다. 서동수가 반쯤 입을 벌린 채 최미정을 응시했다. 눈동자가 흔들리는 것은 최미정의 온몸을 훑고 있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알몸을 세워 두고도 얼어서 제대로 보지 못했다. 그런데 지금은 샅샅이 훑는 것처럼 본다. 아름다운 몸, 그 몸을 가진 여인을 실컷 봐 주는 것이 칭찬이요 예의라는 생각까지 들었기 때문이다. 여인의 몸처럼 아름다운 구조가 없다. 더구나 감정이 차오른 상태에서의 몸은 세상의 그 어떤 것보다도 황홀하다. 감정 없이 아름다움을 논할 수가 있는가? 컴퓨터가 채점하는 아름다움은 무미건조한 조형물일 뿐이다.

“으음.”

서동수의 입에서 저절로 탄성이 터졌다. 보라. 최미정이 다리를 조금 벌린 자세로 눈앞에 서 있다. 어느 곡선 하나 비뚤고 어긋나지 않았고 마르지도 넘치지도 않는다. 충실한 몸, 허벅지 안쪽의 근육이 특히 충실했다. 골짜기를 훑은 서동수가 숨을 들이켰다. 맑고 부푼 골짜기, 숲이 없다. 그러나 골짜기는 선홍색으로 벌려졌으며 위쪽의 입구도 완두콩만큼 잘 발달되었다.

“아아.”

벌려진 입에서 다시 탄성이 흘렀고 어느새 혀 밑에 고인 침이 넘어갔다. 그때 서동수의 시선 끝을 본 최미정이 얼굴을 붉히면서 말했다.

“저는 본래 없습니다.”

부끄러운지 최미정이 조금 몸을 비틀었다. 그러자 볼록한 아랫배가 드러났다. 음모가 없다는 말이다. 그때 다시 침을 삼킨 서동수가 물었다.

“네 몸을 누구한테 보인 적 있어?”

“없습니다.”

얼굴이 더 빨개진 최미정이 다시 몸을 비틀었다.

“네 몸처럼 아름다운 모습은 내 평생에 처음이다.”

서동수의 목소리가 감동으로 떨렸다.

“그래서 물은 거야.”

“감사합니다.”

“이리 와.”

서동수가 부르자 최미정이 다가왔다. 시선이 내려졌고 얼굴이 이제는 굳어 있다. 서동수가 팔을 벌려 최미정을 맞는다. 어색한 동작으로 침대에 오른 최미정이 몸을 비틀면서 서동수의 팔에 안겼다. 서동수의 심장은 터질 것처럼 뛰었다. 입안이 바짝 말랐으며 눈에서 열이 나서 익을 것 같다. 서동수는 최미정을 안고 침대에 모로 누웠다. 최미정의 몸은 서동수의 품에 안기더니 더 굳어졌다. 서동수가 최미정의 이마에 입술을 붙이면서 말했다.

“그래, 내가 너한테 해줄 것이 있으니까 이렇게 안는 거다.”

가슴에 안긴 최미정은 가쁜 숨만 쉬었고 서동수의 말이 이어졌다.

“내 소문 들었겠지만 난 잡놈이란다. 잡놈이란 여자만 보면 침을 질질 흘리면서 달려드는 사내놈을 말한단다.”

품에 안긴 최미정의 몸이 조금 풀리는 느낌이 왔다. 서동수가 팔을 뻗어 최미정의 허벅지 안쪽을 슬슬 쓸었다. 최미정이 다리를 오므리는 것 같더니 조금씩 열어주었다. 서동수가 한 손으로 최미정의 손 하나를 잡아 제 남성에다 붙이고는 말을 이었다.

“봐라. 이놈이 아까부터 인사를 하겠다고 기다리고 있구나.”

그때야 최미정이 서동수의 남성을 조심스럽게 쥐었다. 서동수는 행복했다. 그렇다. 이렇게 나는 에너지를 생성한다.

※ 문화일보는 소설 ‘서유기’의 글과 삽화의 무단 전재 및 재배포를 금지합니다. 포털 상에서 블로그 등에 무단 사용하는 경우 인용 매체를 밝히더라도 저작권법의 엄격한 적용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